"King is back." 군대 갔던 스윙스가 돌아왔다. 본명은 문지훈. 힙합 레이블 저스트 뮤직의 대장. 같은 레이블 소속 기리보이가 '은평구 돼지'라 하고 블랙넛이 '문돼지'라 부르는 그 래퍼. 2013년 이른바 '컨트롤 대란'이라 불렀던 디스전의 한복판에 섰던 래퍼다. 지난 8일 발표한 앨범 '감정기복 Ⅱ Part.3 : 심리치료(Psychotherapy)'가 복귀 앨범이다. 2014년 앨범 'Part 1 : 주요 우울증'과 'Part 2 : 강박증'에 이은 '감정기복' 3부작의 완성이다.
스윙스 앨범 '감정기복 Ⅱ Part.3 : 심리치료(Psychotherapy)' 자켓 이미지
그런데 음반의 호불호보다는 스윙스의 복귀 자체가 힙합 팬들의 편을 갈랐다. 평소 터프한 악동 이미지인 스윙스가 호기롭게 현역 입대할 때까진 좋았다. 그런데 스윙스는 작년 복무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역했다. 일부 팬들이 야유를 보냈다. 상남자 스윙스가 현역 복무 부적합이라니. 스윙스는 기죽지 않았다. 이번 앨범 그의 타이틀곡 'On My Way'의 가사다. "난 한국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 맘에 안 들면 올라가서 너의 mic를 뺏어." 가사가 센 건 여전하다. 한국 악동이 미국 악동을 소환했다. 카니예 웨스트, 2020년 미국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그 흑인 래퍼 말이다.
카니예 웨스트의 커리어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있다. 우선 한 명은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 카니예 웨스트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 기금을 마련하는 방송에 출연했다. "카트리나 관련 뉴스가 TV에 나오면 채널을 돌리고, 피해자들이 생각나는데도 쇼핑을 하러 가는 자신의 모습에 죄책감이 든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의 소신이 담긴 모범 발언이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훗날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그날 방송에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따로 정해놓지 않았다. 나는 대본대로 이야기하지 않을 것임을 마이크 마이어스에게 귀띔해줬다." 마이크 마이어스는 애니메이션 '슈렉' 시리즈의 슈렉 목소리로 유명한 영화배우다. 방송이 시작되고, 마이크 마이어스의 발언이 끝난 후 카니예 웨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조지 부시는 흑인을 신경 쓰지 않아요." 힙합에서 상대를 디스(Disrespect)할 때 실명을 거론한다고는 하지만. 그의 소신이 담긴, 위험한 발언이다.
"대통령 재임 기간 최악의 기억 중 하나." 조지 부시는 2010년에 펴낸 자신의 책 '결정의 순간(Decision Points)'에서 카니예 웨스트의 발언을 이렇게 평가했다. 그리고 카니예 웨스트는 이렇게 말했다. "조지 부시의 기분을 이해할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인종 차별주의자로 몰리는 기분을요. 왜냐하면, 저도 누군가에게 인종 차별주의자로 몰린 적이 있거든요."
카니예 웨스트 커리어에서 중요한 다른 한 명은 테일러 스위프트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2009년에 열린 MTV 비디오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카니예 웨스트가 무대에 난입해 마이크를 빼앗았다. 스윙스가 'On My Way'에서 말한 바로 그 장면이다. 카니예 웨스트가 뭐라고 했을까. "테일러, 난 네가 상을 받아서 정말 기뻐. 수상 소감은 끝내게 해줄게. 하지만 내 생각에 이 상은 비욘세가 받았어야 했어. 비욘세의 뮤직비디오는 역대 최고들 중 하나야!" 테일러 스위프트가 '백인'이기 때문에 상을 받았다는 말이다.
안타깝게도 카니예 웨스트의 발언은 바로 그 자신을 겨냥했다. 그에게는 곧 '인종 차별주의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결국 그는 사건이 일어난 3주 후, 예정되었던 투어를 취소했다. 카니예 웨스트의 2009년 수입은 2500만 달러였다. 그러나 2010년 수입은 1200만 달러로 반토막 났다. 래퍼 제이 지(Jay-Z)를 좋아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 중간 휴식 시간에 카니예 웨스트를 가리켜 '멍청이'라고 말했다.
조지 부시에게 카니예 웨스트와의 일이 최악의 기억이라면, 카니예 웨스트에게는 테일러 스위프트와의 일이 최악의 기억이었다. 결과적으로 두 사건은 '뮤지션' 카니예 웨스트와 '개인' 카니예 웨스트가 분리되어 대중에게 드러난 첫 사례가 됐다. 그런 면에서 스윙스가 카니예 웨스트를 소환한 가사는 왠지 어울렸다. 그의 조기 전역을 둘러싼 논쟁이야말로 래퍼 스윙스와 '문지훈'을 분리하느냐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신동욱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