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한석의 리액션] 일제강점기 소재 영화들의 일면에 관하여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09-22 18:41:41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일제 강점기 시대에 대한 매혹을 드러낸 영화들이 많았다. 이 중에서도 올해의 주요작이라고 한다면 '아가씨', '덕혜옹주', '밀정'인 것 같다. 세 영화는 각자의 초점으로 이 시대를 전유하려 한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는 상상적이고 혼종적인 문화 코드가 자주 등장하는데 '아가씨'에서 일본 식민지하의 조선은 그런 문화코드를 전시하기 위한 진열장이 된다. 허진호 감독은 '덕혜옹주'에서 제목 그대로 덕혜옹주에 집중한다. 일제에 의해 핍박받은 대표적 인물에의 가공된 드라마에 집중한다. 김지운 감독은 '밀정'에서 당대의 공간을 강조한다. 역사적 장소를 강조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 시대에 힘입어 각 장면을 공간별로 구성한 뒤 그 공간들의 연쇄를 따라 액션과 심리극을 펼치려 한다.

세 영화가 다른 전략으로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에 접근한 것은 차별성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다행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들이 일제 강점기라는 소재에 몰려 있다는 사실 자체가 현재 한국영화의 어떤 빈곤함을 나타내는 징표가 아닐까 하는 우려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그 우려를 단숨에 떨쳐 내게 할 만큼 각 영화가 독창적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영화 기획의 유행이란 늘 있어왔다. 2002년에서 2004년 즈음 일거다. 인터넷 문화가 급변하고 확장되면서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대거 만들어진 적이 있었다. 그 중에는 볼 만한 대중영화도 있었지만 대개는 한 철 장사를 노린 영화들이었다. 2004년에서 2006년쯤이었던가. 실화영화들이 대거 만들어진 적도 있었다. 야구선수 감사용에서부터 탈옥수 지강헌에 이르기까지 실화들이 우르르 불려 나왔다. 2010년대 초중반에는 간헐적으로 그러나 꾸준하게 사극 열풍이 불었다. 문제는 박찬욱, 허진호, 김지운 감독의 영화가 저 무리 지은 유행 안에 있었던 적은 없었다는 점이다. 이들은 유행과 무관한 방식으로 각자 영화를 만드는 대중영화감독이라는 점에서 특이했다.

이들조차 지금은 한 광산에서 금을 캐고 있다. 단순히 우연한 교차라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교차하게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더 중요하다.'아가씨', '덕혜옹주', '밀정'이 각각 박찬욱, 허진호, 김지운 각자의 특성을 가능한 끝까지 고양한 작품들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일제 강점기라는 매혹의 소재와 얼마간 협상하는 과정에서 자의와 타의가 뒤섞여 다듬어져 나온 각자의 중재물인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밀정'의 경우엔 그 중재적 결과가 오히려 내게서 긍정이라는 역효과를 끌어내고도 있지만, 그럼에도 나의 극히 개인적인 반응과는 무관하게 필요한 건 이런 것일 거다. 저들이 각자 다른 광산의 외로운 광부로 살아가는 길 말이다.

영화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3. 3‘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4. 4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5. 5‘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6. 6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7. 7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8. 8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9. 9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10. 10매표소 오픈런…레드카펫 ★ 보려 외국인 새벽부터 달려왔다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3. 3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4. 4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5. 5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6. 6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7. 7‘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8. 8[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9. 9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10. 10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1. 1‘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2. 2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6. 6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7. 7주가지수- 2026년 10월 6일
  8. 8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9. 9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10. 10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4. 4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5. 5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6. 6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7. 7“침묵하는 대주주, 대화 자리 나서라”
  8. 8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9. 9박완수 경남도지사 “행정통합 위해 부울 시장 설득”
  10. 10양산시보건소 일반진료 줄인다
  1. 1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2. 2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8. 8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빨래 /심여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6일 (음 8월 26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