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 뒤 잇단 수상…기대주로 떠

부산 출신 소프라노가 미국 뉴욕에 첫발을 내디딘다. 소프라노 김현주(30·사진) 씨는 오는 25일 뉴욕 카네기홀 대극장인 아이작스턴홀(2800석 규모)에서 열리는 한국 창작 오페라 '선비'의 여주인공으로서 무대에 선다.

김 씨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세계의 큰 극장에서 더군다나 한국 작품의 주연으로 설 수 있어 더 기쁘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브니엘예고와 부산대 성악과를 졸업한 김현주 씨는 2008년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심사위원 만장일치 만점으로 조기 졸업했다. 2014년 귀국 후 오사카 국제콩쿠르 에스포아 프라이즈를 받고 제7회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 클래식 타임즈상을 받으며 떠오르는 신예 소프라노로 주목받았다. 김 씨는 "귀국 독주회를 연 뒤에도 여러 경연 대회에 계속 도전하고, 연주회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무대에 섰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가 미국 뉴욕 관객과 만날 작품은 한국 창작 오페라 '선비'다. 오페라 선비는 선비 정신을 주제로 정통 오페라 음악에 중중모리와 자진모리 등 우리 고유의 가락을 입힌 한국 창작 오페라다. 지난해 대한민국오페라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의 유일한 여주인공인 '김의진' 역할로 서기까지 김 씨는 남다른 노력을 해왔다.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동양인은 상자 속에 갇혀 있다'는 등 지적을 받았어요. 많이 울고 고민했어요. 무성영화도 보고 비디오 촬영도 하고… 노래 외에도 독일어 영어 등으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도록 개인 수업도 받고 엄청 노력했죠."

김 씨가 맡은 김의진 역할은 유교사상 아래 순종적이고 지고지순한 여성이다. 평소 당차고 외향적인 김 씨는 조선시대의 내성적인 여성을 표현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고 했다. "행동과 동작, 움직임이 매우 제한적이라 어려운 점도 있었어요. 하지만 의상부터 선비 정신에서 볼 수 있는 절제, 탐구, 예의, 조선 시대 샤머니즘 등 외국인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부분이 많아 저도 기대가 돼요."

김 씨는 뉴욕 공연을 마치고 부산 서울 등에서 공연과 교육 등을 할 생각이다. "부산에서 학생들을 만나보면 공연도 강의도 다양하게 보고 듣고 싶은 욕구가 많더라고요. 부산에 인재들이 많으니까 개인적으로 공연하면서도 그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 주고 싶어요." 최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