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연휴(14~18일)는 토, 일요일까지 겹쳐 총 5일간의 '황금연휴'다.

평소 못 보던 가족·친척과 나눌 이야기가 많겠지만, 집에만 있기에는 긴 시간이다. 마침 황금 연휴에도 쉬지 않고 시민을 맞이하는 문화 행사가 풍성하다.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아 버스킹 축제를 즐기거나 시립박물관에서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도 있다. 2년마다 한 번씩 벌어지는 미술의 축제 부산비엔날레도 추석 연휴 내내 관람객을 맞는다.


◆2년에 한 번! 비엔날레축제

2016부산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부산 수영구 망미동 F1963(옛 고려제강 수영공장).

지난 3일 개막한 '2016 부산비엔날레'는 추석 연휴 기간(14~18일) 내내 문이 활짝 열려 있다. 부산비엔날레는 부산시립미술관(해운대구 우동)과 고려제강 옛 수영공장인 F1963(수영구 망미동)에서 오는 11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월요일만 휴관이다.

올해는 '혼혈하는 지구 다중지성의 공론장'을 주제로 23개국 121명(팀) 320작품이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예년에 본전시-특별전시로 나눠 진행하던 행사를 프로젝트1, 프로젝트2, 프로젝트3로 분류해 각 프로젝트를 유기적으로 엮은 점이 특징이다.

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1은 'an/other avant-garde china-japan-korea'를 주제로 1960~1980년대 한국 중국 일본의 자생적 실험미술인 아방가르드를 조망하고 있다. F1963에서 열리는 프로젝트 2에는 '혼혈하는 지구…'를 주제로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프로젝트3는 학술 공연 교육 등 프로그램으로 전시주제를 융·복합적으로 조망한다. 매주 한두 차례 F1963 중정에서 '채널 B'라는 이름으로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음악 무용 연극 등 공연을 펼친다. 15, 16, 17일에도 음악 댄스 전통무용 공연이 마련돼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토요일 밤 9시까지. 월요일 휴관. 입장료 일반 1만2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4000원.


◆이우환공간 신작공개

이우환 작가의 신작 '관계항-안과 밖의 공간'. 사진=전민철 기자

새 작품을 설치한 이우환공간도 추석 연휴 내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우환 작가는 부산시립미술관 별관인 이우환공간 1주년을 맞아 앞뜰에 신작 '관계항-안과 밖의 공간'을 기증했다. 지난 3일에는 제막식과 함께 관련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로써 이우환공간의 작품은 기존에 이우환 작가가 기증한 23점에 1점을 더해 총 24점이 됐다.

신작은 폭 6m, 높이 2.3m의 안쪽을 향해 약간 구부러진 스테인리스 스틸 판이 양쪽에서 마주보고, 스틸 판 사이사이에 두 개의 자연석이 마주보고 있는 형상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판은 거울처럼 반짝이며 반사작용을 하기 때문에 작품에 다가서는 관객이 비친다. 관객은 스틸 판과의 거리에 따라 자신의 모습이 상하좌우로 변모하는 상호작용을 체험할 수 있다. 이우환 작가가 지난 4월 부산시립미술관을 돌아본 뒤 "부산의 어린이들이 보고 '와' 하고 감동할 만한 작품을 선물하겠다"는 발언을 실제로 작품에 담은 것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월요일 휴관. 부산시민일 경우 일반 2000원, 어린이·청소년 1000원.


◆신명나는 우리 가락·놀이

국립부산국악원 추석공연 줄타기

아슬아슬한 줄타기와 흥겨운 강강술래 등 국악의 멋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국립부산국악원은 오는 15일 오후 4시 연악당에서 추석 특별공연 '한가위'를 개최한다. 효(孝)를 표현한 그리움의 춤 '효행지무'를 시작으로 '달맞이 팔월가, 풍년가' '달빛 춤놀이 강강술래' 등이 펼쳐진다. 전석 1만 원. (051) 811-0114

국립부산국악원 한류상설공연 '왕비의 잔치'는 추석 연휴인 15~18일에도 해운대 전용극장에서 관객들을 맞이한다. 왕비의 잔치는 추석을 맞이해 한복을 입은 관람객이나 3대가 공연을 보러 온 가족 관람객, 외국인 여권 소지자, 부산행 대중교통 영수증을 지참한 관람객에게 티켓가의 66%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연다. 전석 3만 원(할인 시 1만 원). (051) 811-0114

부산박물관(남구 대연동)은 '추석 민속놀이마당'을 15일 오전 11시~오후 5시, 16일 오전 10시30분~오후 5시 박물관 야외마당에서 개최한다. 윷점, 팽이치기, 굴렁쇠, 투호(投壺·병 속에 화살던지기) 등 민속놀이, 박물관 유물 탁본을 떠보는 건탁(乾拓)체험, 전통복식 열쇠고리 만들기 등을 진행한다. 16일 오후 1시 동래관 서로비에서는 한국무용 공연도 연다. 당일 선착순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051)610-7147


◆해운대 버스킹 페스티벌

버스커들이 꼽는 최고의 명소인 부산 해운대 해변에서 오는 16일과 17일 '제3회 부산 버스킹 페스티벌'이 열린다.

2013년 시작한 부산 버스킹 페스티벌(이하 부버페·대표 정기환)은 지난해부터 해운대 구청의 도움을 받아 지역 아티스트들과 대학생 서포터즈 35명과 함께 행사를 만들고 있다.

올해는 서울 대구 등 전국 인디 뮤지션들과 부산지역 뮤지션 등 40여 팀이 참여한다. 영국인 버스커 안코드와 이채언루트의 바이올리니스트 탁보늬 ▷대학가요제 대상 출신인 밴드 코로나의 이인세 ▷대구 기타리스트 김종락 ▷올해 초 싱글 음반을 내고 데뷔한 라이브오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하드록 밴드 레메디 ▷인생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트 '오늘도 무사히' ▷부산 록밴드 헤드터너 ▷부산 레게밴드 해피피플 등이 1시간 내외로 자신의 대표곡과 커버곡을 연주한다.

이들은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원형 광장에 마련된 중앙무대와 바닷가 무대 2곳에 오른다. 무료. 010-7515-0427


◆골라보는 연극무대

부산 중구 남포동 번화가에 있는 '연극 멀티플렉스' BNK부산은행조은극장도 연휴에 쉴 틈이 없다. 3개 관(1·2관, 스타홀)에서 코미디, 로맨스, 스릴러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추석 당일인 15일은 저녁 시간대 1회만 공연하지만 14, 16~18일은 모두 2회씩 상연한다.

'수상한 흥신소'(오후 4·7시, 1관)는 '귀신이 보이는 남자'가 주인공인 코미디극이다. 청년 오상우는 죽은 영혼들이 생전에 이루지 못한 소원을 들어주는 서비스센터를 운영한다.

'10년 만에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면?' 누구나 한 번쯤 해볼 만한 상상을 무대에 펼친 것이 '발칙한 로맨스'(오후 3·6시, 스타홀)다.

고교 시절 순수하게 사랑하고 이별했던 수지와 봉필. 다른 남자와 결혼해 평범하게 살던 수지는 봉필이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세계적 영화감독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에게 연락한다.

미스터리 추리극 '몽타주'(오후 5·8시, 2관)는 아버지를 죽인 연쇄살인범을 잡기 위해 몽타주 화가가 된 딸과 범인, 형사 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균일 3만 원, 문의 1588-2757

박정민 최민정 박지현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