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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천에 수놓았네, 양복 쫙 빼입은 남자

손문일 작가 '물질의 언어展'

  • 국제신문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6-09-11 18:59:58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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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단 위 에어브러쉬 작업
- 몰개성의 현대사회 표현해

양복천 위에 양복, 실크천 위에 드레스를 정교하게 묘사한 이색적인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갤러리 폼(부산 해운대구 우동)은 오는 28일까지 손문일 작가의 '물질의 언어' 전을 연다. 손 작가는 세련된 패턴의 양복천 위에 양복(사진)을, 은은한 광택이 도는 패브릭 위에 드레스를 재현한 사람 키만 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업은 알루미늄 패널을 원하는 모양으로 자르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그 위에 아교와 접착제를 이용해 원하는 패턴의 패브릭을 고정시킨다. 마지막으로 패브릭 위에 붓이 아닌 에어브러쉬를 이용해 옷을 입은 사람의 형상을 섬세하게 구현한다. 에어브러시로 물감을 뿌려 명확한 선이 아닌 음영이 재현되는데, 얼마나 정교한지 마치 기계로 찍어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전시에는 크게 세 가지의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먼저 양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남성의 모습이다. 평면 작품이지만 마치 런웨이를 걸어 나오는듯한 생동감이 느껴진다. 2차원을 넘어 마치 발걸음 소리까지 들릴 듯한 3차원의 형상이 재현됐다. 작품에는 군더더기 없이 날렵한 남성의 몸이 등장하지만 얼굴은 없다. 관람객은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있는 몰개성적인 현대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 각자의 얼굴을 상상하게 된다.

두 번째는 우아한 분홍색 드레스다. 작가는 은은한 광택이 도는 패브릭 위에 쉬폰 소재의 우아한 드레스를 재현했다. 걸음걸음마다 물결처럼 움직이는 드레스의 우아함을 통해 여성의 아름다움과 물질의 본성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마지막은 형광도료를 원형으로 뿌려놓고 빛을 가하는 작품이다. 물질의 본성을 탐구하는 작가의 특징을 시각적으로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갤러리 폼 김경선 대표는 "손 작가는 본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물질의 특성과 재현의 기술을 결합한다. 작가에게 물질은 본질을 담아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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