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3월 타계한 '자유·혁명시인'
- 고인의 문우·후배들 편찬 주도
- 발표 시 488편 중 200여 편 담아
- 본지 재직시절 쓴 칼럼 등도 실어
지난 3월 향년 76세로 타계한 임수생 시인의 문학선집이 문우와 후배들의 노력에 힘입어 출간됐다. 선집 제목은 '꽃노을 강변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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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타계한 '저항의 시인' 임수생. 그를 기리는 문학선집이 최근 발간됐다. 국제신문DB |
고인은 평생 저항의 시인, 자유의 시인, 혁명의 시인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소개됐으며, 그런 호칭에 걸맞게 거침없이 발언하고 걸림없이 행동했다. 어딘지 주눅들고 수동적으로 변해버린 요즘의 사회·문화적 분위기에서 임 시인의 선집은 무척 뜻깊고 반갑게 다가온다.
이 책은 '송인(松人) 임수생 문학선집 편찬위원회'가 주도해서 펴냈다. 편찬위원은 생전에 가깝게 지내며 서로 아꼈던 시인들인 김영준(위원장) 김철 류명선 강달수 조창용 씨와 고인의 장남 성하 씨가 맡았다.
임 시인은 1959년 10월 첫 시집 '형벌'을 내고, 같은 해 11월 '자유문학'에 초회 추천되면서 시인의 길에 들어섰다. 선집에는 1958년 6월부터 2016년 3월까지 그가 발표한 시 488편 가운데 200여 편을 골라 그의 문학세계를 드러냈고, 산문도 풍성하게 실었다. 산문에서는 이념 대립에 휘말려 갖은 고생을 해야 했던 소년 시절과 신예 시절 이야기를 비롯해 신문사 재직 시절 쓴 칼럼과 문학론, 만년에 쓴 풍류의 글까지 있다. 임 시인은 국제신문 문화부장과 논설위원을 지냈다.
"문학은 자기 시대의 삶의 표현이며 역사의 증언이다. 문학 하는 사람이 동시대를 철저하게 살아갈 때 문학은 바로 삶 그 자체가 된다. 더구나 삶의 기록이 역사라고 할 때 문학은 역사의 증언으로 표현돼야 한다."
"문학은 결코 사치가 아니다. 패션도 아니다. 몸에 옷을 잘 차려 입는다거나 얼굴에 화장품을 바른다거나 호사스런 집에 산다거나 컴퓨터 게임을 한다거나 하는 등의 사치품 내지 오락물이 아닌 것이다. 사치물이나 오락물이 문학이라면 굳이 문학을 할 필요가 없다."(2000년 발표한 '삶의 무기로서의 문학' 중)
'타오르는 횃불은 민중의 힘이다 / 민중의 힘은 횃불이 될 때 폭발한다 / 민중은 민중의 삶이 / 절대권력 때문에 고통을 받을 때 / 고통을 물리치기 위해 / 자유로운 삶의 해방을 위해 항쟁의 횃불에 불을 당긴다 / 혁명이여, 혁명정신이여'(1989년 발표한 시 '거대한 불꽃 부마민중항쟁' 중)
'좌고우면, 고민고민'하지 않고 거침없이 내질렀던 그의 포효는 수동태에 빠져버린 듯한 이 시대에 독특한 울림을 갖는다. 선집에 류명선 시인이 쓴 회고문 '온몸으로 살아온 시인 임수생'은 고인의 삶을 기록한 뜻깊은 산문이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