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뭐 똑같지, 이번에 무료곡 하나 좀 잘 됐어. 비와이는 뭐 아~ 비와이도 같은 학교지,이렇다니까 자꾸 까먹어."
씨잼의 고등학생 시절.
위 가사는 저스트뮤직 레이블 소속 래퍼들이 올 1월 내놓은 싱글 'Indigo Child'에서 씨잼의 벌스(Verse) 중 일부다. 알려진 대로 래퍼 씨잼은 이번 시즌 '쇼미더머니' 우승자인 비와이의 절친한 친구다. 우승은 비와이가 했지만 처음 랩을 가르쳐준 건 고교 동창 씨잼이었다고 한다. 이들이 얼마나 친했는지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영상이 있다. '토끼와 거북이'를 패러디한 달리기 시합 영상이다. '거북이' 씨잼이 '토끼' 비와이의 간을 빼들고 도망간다. 간이 없어진 비와이가 씨잼의 뒤를 전력질주로 뒤쫓는다.
'쇼미더머니' 프로듀서 길의 말을 빌리면, 씨잼은 이번 시즌 '슥 마실 나와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들이 얼마나 될성부른 떡잎이었는지 아래 영상을 첨부한다. 씨잼과 비와이가 과거 교회에서 마이크를 들었다. 뿔테 안경을 끼고 "그 거룩한 힘이 내 행복의 비밀"이라는 순박한 랩을 뱉는 앳된 씨잼의 모습이 어색하다. 비와이는 지금보다 더 말랐었다.
섹시 스트릿 레이블(멤버 최엘비, 비와이)의 수장이기도 한 씨잼은 2012년 발표한 믹스테이프 'What the Nice'로 큰 주목을 받아 2014년 스윙스의 Just Music에 입단하게 됐다. '쇼미더머니' 시즌 3에 출연한 씨잼은 스스로 '일리네어 갱'이라고 부를 만큼 일리네어 레코즈의 팬이다. 스윙스의 삼고초려로 저스트뮤직의 일원이 되기는 했지만, 그는 '쇼미더머니 3' 2차 예선 랩에서 '킹 스윙스의 악수를 삼세 번 정도는 거부'했다고 밝힌 적도 있다.
씨잼이 '잘 됐다'는 무료곡은 뭘까. 씨잼의 연관검색어에는 '비와이'와 함께 '신기루'가 있다. 작년에 씨잼이 발표한 무료 음원이다. 공식 음원 사이트가 아닌 유튜브나 사운드 클라우드 등에 배포된다. 무료 음원을 발표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무료라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다. 또 공식 음원이 아니라서 비교적 자유롭게 음악적 시도들을 해볼 수 있다. 그래서 무명 래퍼들은 무료 음원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기도 한다.
하지만 결정적 이유는 따로 있다. 무료 음원에 사용된 오리지널 비트들은 대개 원작자를 찾기 힘든 경우가 많다. 힙합이 생겨난 70년대부터 수많은 DJ들의 손때를 탔기 때문이다. 섹시스트릿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신기루' 뮤직비디오에는 아래와 같은 설명이 있다. '비트는 무료로 다운받은 것이고, 출처가 불분명하여 적지 못했습니다. 작곡가분께 양해를 구합니다.' 이들이 기부천사여서 무료 음원을 배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씨잼이 방송에서 인기를 얻자 '신기루'를 들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동안 각종 음원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에는 '신기루'가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무료로 배포한 음악이라 음원 사이트에 없을 뿐더러, 씨잼에게는 그 어떤 수익도 발생하지 않았다. 씨잼은 뒤늦게 후회했다. SNS를 통해 "마음 아프다"던 씨잼은 '쇼미더머니'가 끝나자 곧장 비와이와 함께 'puzzle'을 발표했다. 발표와 동시에 아이돌 그룹의 신곡을 밀어내고 1위를 기록한 이 노래는 아직도 음원사이트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가 그토록 원하던 돈은 좀 벌었을까. 오늘(26일) MBC 예능에서 처음 공개될 씨잼의 싱글 라이프가 궁금하다. 신동욱 에디터
무료 음원으로 배포한 '신기루'가 인기를 끌자 씨잼은 '마음 아프니 그만 검색하라'는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