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경영위탁서 구체화
- 노사협상 타결땐 급물살

부산문화회관이 내년에 재단법인으로 출범한 뒤 부산시립예술단과 '통합 법인화'된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29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재단법인 부산문화회관 창립이사회에 참석해 시립예술단과 (재)부산문화회관의 조속한 '통합 법인화'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내년 1월 1일 부산문화회관이 재단법인으로 출범하지만, 시립예술단은 시 소속으로 그대로 두고 경영만 위탁하겠다던 기존의 단기적 계획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날 창립이사회에서 서 시장은 "시립예술단을 떼어놓고 문화회관만 법인화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명실상부한 문화회관으로 거듭나려면 하루빨리 시립예술단과 통합 법인화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문화회관혁신추진단 등은 시립예술단을 시 소속에 두되 경영을 (재)부산문화회관에 위탁하고, 법인화 여부는 현재 추진 중인 오페라 하우스와 국제아트센터 완공 뒤 생길 조직과 오페라단·뮤지컬단 신설 변수에 따라 장기적으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시립예술단을 다른 문예기관이 위탁 경영하거나, 독립법인으로 만드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서 시장의 업무 지시로 사실상 통합 법인화로 가닥이 잡혔다. 현재 시립예술단 노조와 진행 중인 노사 단체협상안인 '예술단 경쟁력 강화 추진 개선(안)'과 '오디션 보충협약' 등이 타결되면 통합 법인화 추진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창립이사회에서 공식 취임한 (재)부산문화회관 박인건 초대 대표이사는 "시립예술단원들은 법인화를 앞두고 신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만, 법인화의 비전을 잘 설명하고 불이익이 없다는 것을 이해하도록 하겠다. 재단을 신뢰할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이사가 경영수지 개선 과제가 자칫 재단법인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자 서 시장은 "그런 부담은 느끼지 않아도 좋겠다"고 답했다. 김병기 시 문화관광 국장도 "재단법인화의 근본적인 목적은 돈을 벌어 경영수지를 높이라는 요구라기보다 공연의 질을 높이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날 창립이사회에서는 경성대 김원명(음악학부) 교수와 동부산대 백원석(실용음악과) 교수, 국립부산국악원 서인화 원장, 부산관광공사 신용삼 상임이사, 부산대 이상철(공공정책학부) 교수, 신라대 이태상(무용학과) 교수, 천영스틸 장문호 대표 등이 비상근이사로 선정됐다. 최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