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서 참 좋다. '다르다'를 '틀리다'로 왜곡하지 않는 세상,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이상을 향해 날갯짓을 시작한다. 배우 이정비(40·사진)가 '예술발전소 나, 비'를 창단하고 첫 작품 '임차인'을 28일~7월 3일 스트릿624소극장에서 상연한다.

	'예술발전소 나, 비'의 창단작품인'임차인' 연습 장면.

"연극뿐 아니라 모든 예술이 자기로부터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나' 뒤에 쉼표를 찍었습니다. 예술이 세상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관객이 예술을 경험함으로써 인식의 전환을 할 수 있는, 생산적인 창작을 하겠다는 의미에서 '발전소'라 붙였죠. 제가 고양이(고양이의 흔한 이름인 나비를 따왔다는 뜻)도 좋아하고요. 하하." 부산대 극예술연구회 출신인 이 대표는 부산뿐 아니라 서울 대학로, 영화계에도 진출해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 여자연기상을 수상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자신에게 들어오는 배역 안에서만 선택할 수밖에 없는 배우의 삶에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2013년 청춘나비아트홀이 주최하는 '나는 연출이다' 등에서 짧은 연출 경험을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길에 눈을 떴고 올해 3월 극단을 차렸다.

창단작 '임차인'은 이 대표의 연출 데뷔작이다. 고(故) 윤영선 극작가의 작품으로, 임차인과 임대인, 택시기사와 승객, 부부, 강아지와 견주 등 네 가지 관계의 에피소드가 각각 2인극으로 펼쳐진다. 이정비 대표는 "등장인물들은 시간, 공간, 꿈, 기억, 경험 혹은 삶 자체를 임차당한 채 살아간다. 개인의 '작지만 의미 있는 소통의 시도'를 통해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이라는 중요한 희망의 단서를 제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28일~7월 3일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7시 일요일 오후 4시 스트릿624소극장(부산 북구 구포동) 문의 010-9899-3872.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