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 대신 상이 사람 찾아가는"

- 원로·중진문인 엄정·예우가 취지

성각 스님(남해 망운사 주지)은 선서화(禪書畵)의 높은 경지를 개척해 '선화의 대가'로 꼽힌다. 2013년 부산시무형문화재 제19호 선화 제작 부문 보유자가 됐다. 한국에서 선화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사상 첫 주인공이다.

	최근 망운문학대상을 제정한 성각 스님(남해 망운사 주지). 사진가 문진우 제공

천진하고 맑은 선화를 그려 전시회를 여는 예술가 스님이자, 사회봉사 활동을 쉼 없이 펼치는 것으로도 잘 알려진 성각 스님이 이번에는 새로운 형태의 문학상을 제정하면서 지역 문학의 후원자로 나섰다.

성각 스님은 "최근 망운문학대상을 제정해 제1회 수상자로 박달수 시조시인과 선용 아동문학가·번역문학가를 선정하고 시상식을 27일 오후 6시 부산 동구 국제호텔에서 연다"고 26일 밝혔다. 성각 스님은 망운문학대상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해마다 상금원을 출연하고 문학상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다.

스님은 "지역의 원로·중진 문인은 무척 소중한 존재이며 살아있는 지역 문화의 자산"이라며 "이분들의 높고 여일한 예술적 성취와 기여를 제대로 챙기는 데서부터 시작하고자 기존 문학상과는 운영 방식을 달리하는 망운문학대상을 제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문학상은 대부분은 공모 형식을 취한다. 본인(또는 지인)이 직접 자기 작품을 응모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해당 문학상에 선정(또는 당선)되는 사람과 탈락하는 사람이 생긴다. 이는 곧잘 심사 기준이나 문학상 운영에 관한 시비와 잡음으로 이어지는 게 문학계 현실이다.

	박달수 시조시인

망운문학대상은 공모 형식을 거치지 않는다. 심사위원단(올해 위원장 정영자 문학평론가)이 엄정한 기준을 갖고 수상 대상자를 선정해 수여한다. 운영위는 이를 '사람이 상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상이 사람을 찾아가는' 큰 전환이라고 표현했다.

성각 스님은 "수상 대상자는 등단한 지 30년이 넘은 지역 문학인이다. 높은 작품 세계와 예술인으로 훌륭한 삶을 널리 인정받는 분을 수상자로 모신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를 위해 은사인 쌍계총림 방장 고산 큰스님을 찾아가 자문을 구하고, 신도들과 상의해 상금 출연(해마다 1000만 원·수상자 2명에게 500만 원씩 수여) 등 중요한 일을 정했다.

	선용 아동문학가·번역문학가

원로·중진 문인에 관해 엄정하고 진지한 예우와 평가를 내세우는 망운문학대상 취지는 제1회 수상자 선정에서 엿보인다. 박달수 시조시인은 부산시조시인협회장을 지내며 협회를 반석에 올려놓았고 성실한 창작 활동으로 시조시인들 사이에서 존경받는다. 선용 아동문학가·번역문학가는 창작과 문학 활동에서 크게 이바지한 원로이면서도 겸손한 자세와 성실한 태도로 신망이 두텁다. 문의 부원문인협회 (051)913-0905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