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표 한류 상설 공연인 '왕비의 잔치 시즌2'가 지난 13일 오후 8시부터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전용극장에서 시작했다.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총 133회 동안 국내외 관람객 2만231명이 보고 호응을 얻은 국립부산국악원의 왕비의 잔치는 안무, 연출 등을 업그레이드해 오는 12월 25일(주 5회)까지 열린다.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열리는 국립부산국악원 상설공연 '왕비의 잔치' 중 한 장면. 국립부산국악원 제공

공연 시작 전부터 무대 위에서는 출연진 5, 6명이 투호 던지기·버나 돌리기·단소 불기 등 전통 놀이와 악기 체험에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관객들은 설명을 듣고 직접 버나를 던져보며 호기심을 충족했다.

200석 규모의 소극장이지만 단이 없는 무대와 3면으로 둘러싼 영상 스크린 덕분에 전통 마당극이 알차게 느껴졌다. 배종섭 연출가는 "전문적인 전통·국악 공연이 아니라 우리 춤도, 노래도 전혀 모르는 일반인이 봐도 '아름답다, 재밌다'고 느낄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의 공연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새로워진 이 공연은 궁중정재와 부산·영남 춤, 노래를 함께 녹여냈다.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춤꾼 5명이 '처용무'를 추고 이어 종묘제례악에서 추는 '일무'를 꽃잎과 비 등이 휘날리는 영상을 배경으로 췄다. 무대 양옆에 설치된 TV에서는 춤에 대한 해설이 한국어와 영어 자막으로 상영되어 관객의 이해를 도왔다. 이어 춤꾼 2명이 학의 탈을 쓰고 안갯속에서 '학춤'을 추고, 화려한 선녀들이 부채를 들고 등장해 왕과 왕비를 중심으로 우아한 '선녀춤'을 펼쳤다. 왕비의 16겹 대례복을 상궁 나인들이 줄을 지어 입히며 한국 예복을 상세하게 보여줬다.

부산 사투리를 쓰는 소리꾼은 동래 파전, 씨앗 호떡 등 부산의 산과 바다에서 맛보는 각종 음식을 노래한 '음식가2'로 흥을 돋웠다. 또 키 큰 남성 춤꾼들이 청초한 학의 움직임을 '동래 학춤'으로 풀어냈다. '동래 고무'에 이어 '고성 오광대'의 춤사위는 신명 나는 에너지로 흥을 돋웠고 객석에서는 "브라보"하는 찬사가 나왔다. 관객과 함께 부른 '쾌지나 칭칭나네'와 30여 명이 펼치는 '북의 대합주'로 잔치의 절정을 장식했다.

안무를 맡은 국수호 명무는 "부산 춤과 한국 문화콘텐츠를 융합하여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양식을 갖추려 했다"며 "부산 신예 춤꾼들과 함께 만든 왕비의 잔치가 부산 지역 문화의 대표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석 3만 원(부산 시민 1만 원) 문의 (051) 811-0114

김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