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
- 품격 있는 당 시조 이연부터 유일한 여성 황제 무측천까지
- 개인적 희로애락 엿보기
황제는 중국 전통시대의 최고통치자에 대한 칭호이다. 중국 역사에서 왕조가 교체되는 것은 황제의 성씨가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수(隋)나라가 붕괴된 뒤 출범한 당(唐)제국(618~907)의 황실은 이씨 성을 가지고 있어 '이당(李唐)'이라 불렸다. 3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이당 왕조는 당시 정치와 경제, 사회 상황을 잘 이용해 통일된 국가를 이루고 안정된 사회 경제 문화적 기반으로 찬란한 시대를 이끌었다. 당의 수도 장안은 국제도시로 한때 인구가 100만 명이 넘기도 했다. 당 제국은 각국에서 몰려든 유학생 학승 상인 외교관들로 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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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역대 제국 중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낸 당 제국의 황제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고 성군으로 불렸던 당 태종 이세민, 당을 건국한 고조 이연, 유일한 여성 황제인 성신황제 무측천, '양귀비의 남자' 현종 이융기. |
속담에 '삼척동자가 이백과 두보의 시를 암송한다'라는 말이 유행했고 서양에 있는 화교들의 집단주거지가 '당인가(唐人街)'로 불릴 정도로 당제국은 발전했다. 이 책은 중국 역대 제국 가운데 가장 넒은 영토를 차지하고 화려한 문화를 국제적으로 꽃피운 당제국, 그 중에서도 가장 특수한 신분인 황제 21명의 진면목을 드러낸다. 저자는 당의 황제들이 비록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지만 황제 또한 희로애락의 감성을 지닌 한 개인이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또 황제의 존재는 개인 차원을 넘어서 역사가 진행되는 구조적인 중심에 있었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같은 시각에서 황제는 곧 전통시대의 중국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라는 것이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는 당의 창업주인 이연(618~626)이다. 이연은 말단 공무원 출신인 한 고조 유방이나 탁발승 노릇까지 했던 명 태조 주원장과는 달리 남다른 품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귀족 가문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연의 뒤를 잇는 태종 이세민(627~649)은 중국사에서 최고 성군으로 꼽힌다. 후대는 그가 통치하던 시기를 그의 연호를 딴 '정관지치(貞觀之治)'로 칭송하며 '천년동안 기려지는 제왕'으로 불렀다. 특히 태종은 주변 민족들에 의해 공동의 군주로 추대되어 천가한(天可汗) 칭호를 받기도 했다.
이 책은 또 "고종은 어질고 효성스럽기만 하며 우매하고 나약한 황제인가"라는 질문에 답한다. 당 제국 최고 전성기를 보냈지만 무혜비와 양귀비와의 로맨스 때문에 여색에 빠진 황제로 폄하된 현종에 관한 탐구도 흥미롭다.
중국 역사상 유일무이한 경종 문종 무종 등 세 형제의 연이은 황제 즉위는 이채로운 사실이지만 이들의 즉위 기간을 다 합쳐도 불과 21년(825~846)밖에 안된다는 점도 놀랍다. 황제의 숙부 자격으로 황위에 올라 '작은 태종'이라 불린 선종(847~859)의 통치 시절도 재미있게 풀어낸다. 이밖에 21명의 당 황제 중 유일한 여성인 성신황제 무측천(690~705)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신수건 기자 giant@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