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그가 미쳐갈수록 신문지는 쌓여간다

러시아 극작가 고골 작품

  •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  |   입력 : 2016-05-11 19:04:52
  •  |   본지 2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원작 본래 의미 살리면서도
- 주인공 감정 변화에 따라
- 신문 활용해 참신한 연출 보여
- 극 중간중간 한글 안내판 재치

그를 미치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저 여자를 사랑할 처지냐. 돈도 한 푼 없는 빈털터리가. 주제를 알아야지!" 직장 상사의 모욕이 준 좌절감 때문이었을까. "조금 전까지 극장이었는데. 왠지 일하러 가기 싫다." 지루하고 삭막한 직장생활탓? "시종무관이 뭐 대단하다고. 코를 금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나나 세상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재채기하는 코일 뿐이야." 그도 아니면 짝사랑했던 여인을 잘난 남자에 빼앗긴 열패감? "어쩌면 내가 장군인데 관리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역사 속에도 그런 일이 있잖아.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고관대작으로 밝혀지는 것." 이상과 현실의 낙차를 거슬러 오르려 한 무리수였는지도 모르겠다. 어느 날 그는 외친다. "나는 스페인의 왕 페르디난드 8세다!" 그렇다. 미친 것이다.

제13회 부산국제연극제 콘셉트 공연 초청작 '광인일기'가 9~11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상연됐다. 러시아 극작가 니콜라이 고골의 작품으로 조지아 코테 말자니시빌리 극단과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 극단이 합작해 만들었다. 조지아가 부산국제연극제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국제연극제 관계자는 "이번에 참가한 말자니시빌리 극단은 1928년 설립된 전통 있는 극장을 갖고 있고 전 세계 축제에서 공연해 성공을 거둔 팀"이라고 설명했다.

광인일기는 평범한 하급관리인 주인공 포프리친이 여배우를 향한 짝사랑마저 실패로 돌아간 뒤 미쳐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고골의 원작이 가진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참신한 무대 연출을 보여줬다.

극이 시작되자마자 제일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신문지의 활용이다. 주인공이 직장에서 하는 일을 신문지를 찢어 버리는 것으로 묘사한다. 극이 점점 진행될수록 신문을 구긴 뭉치가 하나둘 늘어나더니 포프리친이 정신병원에 갇힌 뒤에는 신문뭉치가 발이 잠길 정도로 쌓인다. 극은 그가 신문 더미 속에 파묻히는 것으로 끝난다.

제작진은 9일 열린 '아티스트 토크'에서 "신문은 관료제나 큰 시스템 일부를 상징한다"며 "신문을 찢는 행위나 신문으로 만든 장미는 주인공이 자유로워지고 싶어하는 것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무대의 반투명막 뒤에서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모습도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주변 사람, 나무 소품 등을 활용해 속도감을 연출했다. 극 중간중간 한글로 쓴 안내판을 활용한 것 역시 재치가 돋보였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5. 5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6. 6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7. 7[포토에세이] 국사봉 전망대서 본 옥정호 물안개
  8. 8‘민주항쟁도’ 이철호 작가, 18년 만의 재회
  9. 9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10. 10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1. 1암살자(들)·北 지뢰 여야 충돌…JYP ‘K-팝 축제 특혜’ 반박(종합)
  2. 2외모·학력차별…민간도 공공도 불공정 채용
  3. 3[2026 국감 브리핑] 자격유지검사 않는 고령운수자 1400명
  4. 4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5. 5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6. 6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7. 7‘홈플러스 사태’ MBK 김병주, 국감 불출석 “회사 경영 관여 안 해”
  8. 8[속보] 여야, 문체위 국감서 ‘암살자(들)’ 공방…국힘 “감독 나와야” vs 민주 “창작 자유 억압”
  9. 9김정호 “부산·경남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낙동강 수질개선·취수 다변화 해야”
  10. 10주호영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특례 폐지’ 법안 발의
  1. 1부산 트리플 환승 요충지, 43층 주거 랜드마크 ‘우뚝’
  2. 2신용점수 만점자도 이자 비상…마통 평균금리 5%대 ‘쑥’
  3. 3부울경 산학 기술력으로 누리호 성공 쐈다
  4. 4부산 외국인 관광객 400만 시대…‘머무는 관광’으로 질적 도약 모색
  5. 5누리호 5차 발사…군집위성 5기 모두 교신 성공(종합)
  6. 6SMR 인허가 심사기준 2032년께 마련? 골든타임 놓칠판
  7. 7삼성전자 분기 영업익 ‘100조 시대’ 임박
  8. 8홈플러스, 희망퇴직 돌입…MBK 경영권도 사라져
  9. 9근무시간에 사주 상담…HUG 직원 면직 처분
  10. 10주진모 B·GET 대표 “민관펀드로 K-팝 북항 아레나 조성해 관광수요 창출”
  1. 1부산 금정구·경남 통영시, 정부 인구감소지역 추가(종합)
  2. 2광안리보다 북항 먼저…부캉이가 바꾼 관광지도
  3. 3금융기관 해킹 IP 상당수 ‘세탁용’
  4. 4청소년 흡연장 된 사하구청 제2청사 옥상…구, 침입 사실도 몰랐다
  5. 5보일러 배기통 막혀 세입자 참변…法 “집주인 9억 배상”
  6. 6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확정, 시간당 1만2729원…3.7%↑
  7. 7“북항 모빌리티, 원도심 연계해야…환승센터 전면 재설계를”
  8. 8전재수 “사직구장, 야구 중심 생활체육 메카로…북항엔 돔 아레나”
  9. 9농약·고혈압약 등 취수원 오염물질, 부산시 선제 차단
  10. 10부산 초중고에 생성형 AI 보급…사회정서교육 3배로 늘려
  1. 1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2. 2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3. 3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4. 4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5. 5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6. 6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7. 7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8. 8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9. 9“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10. 10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환상이 불러일으킨 파국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약학박사 연륜이 깃든 시조집 外
익숙한 물건에 깃든 삶의 온기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김지효-우리
박세연-Find Your Brav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자화상 /최은지
기다림의 미학 /윤종순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추석 연휴 ‘암살자(들)’ 정상…2위 ‘타짜: 벨제붑의 노래’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8일 (음 8월 28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7일 (음 8월 2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8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7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아름답게 억새 핀 모습 읊은 조선 중기 문신 이정형
조선 중기 문신 택당 이식이 가을의 찬 기운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