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기존 임원회 등이 후보추천
- 총회로 뽑되 위촉 절차 거치자"
- 집행위 "이사회 신설해 선출을
- 시장이 무슨 권리로 위촉하나"
- 정관개정 놓고도 팽팽한 대립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가 좀처럼 해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 2월 당연직 조직위원장을 사퇴했지만, 조직위원장 선출을 둘러싼 정관 개정을 두고 양측의 치열한 줄다리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핵심은 민간 조직위원장 선출 방식과 새 조직위원장으로 누구를 앉히느냐는 것으로 압축된다. 현재 시와 BIFF 측은 "일부 영화계 권력이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 "시가 영화계를 장악하려 한다"며 서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조직위원장 '총회 선출'까지 합의
애초 시는 민간 조직위원장 선출 절차에 대해 BIFF 집행위가 2, 3명을 추천하면 시장이 임명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이에 BIFF 집행위는 시장이 임명권을 가지면 시의 '입맛'에 맞는 사람이 선출돼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총회에서 선출할 것을 주장했다. 대립을 이어가던 양측은 최근 시가 조직위원장을 총회에서 선출하는 데 동의하면서 다소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했다.
하지만 아직도 몇 가지 세부사항은 합의하지 못했다. 우선 시장의 위촉 절차이다. 시는 총회에서 선출한 조직위원장을 시장이 위촉하는 절차를 거치자고 주장한다. 하지만 BIFF 집행위 관계자는 "사단법인 안에서 결정한 사안을 총회 회원도 아닌 시장이 위촉할 어떤 권한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사회 신설 vs 임원회 고수
총회에서 의결할 조직위원장 후보에 대한 추천 절차도 양측의 의견이 다르다. 시는 임원회에서 추천하거나 임원과 집행위원이 반반씩 참가한 '후보추천위원회'를 결성해 추천하자고 제안했다. 반면 BIFF 집행위는 집행위 또는 임원회의 구성·이름을 바꾼 '이사회'에서 추천하자고 맞선다. 결국 양측 모두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사람들을 조직위원장 선출 과정에 많이 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BIFF 임원회 구성원은 총 23명으로 조직·집행위원장, 시 고위 공무원, 부산교육감, 부산예총 회장, 부산민예총 회장,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당연직을 맡고 나머지는 지역대학 총장, 기업인 등으로 구성돼 있다. BIFF 집행위는 기존 임원회가 시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며 당연직을 없애고 영화제와 영화를 잘 아는 인물로 새로 구성한 뒤 '이사회'로 이름을 바꾸자고 주장한다.
■원포인트 개정 vs 일괄 개정
이처럼 가장 쟁점인 조직위원장 선출에도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BIFF 집행위는 '원포인트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올해 행사 개최가 급박하니 정관에서 당연직 조직위원장 조항만 먼저 삭제하자는 것이다. 자문위원 의결권 제한·정원 제한, 시민 예산 모니터링, 시민 보고회, 회원 가입 절차 등 시의 다양한 요구는 향후 협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는 일괄 개정을 주장한다. 시 관계자는 "시장이 영화계와 갈등을 빚어가며 정관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 이제 와서 불합리한 조항을 두고 조직위원장만 민간에 넘길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차기 조직위원장 후보를 놓고도 의견이 갈린다. BIFF 집행위는 김동호 BIFF 명예집행위원장이 현 사태를 수습할 가장 좋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는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을 포함해 영화계와 지역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을 찾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애초 '지역 대표성'을 조건으로 내세웠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 물러섰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김규옥 시 경제부시장을 만나 다음 달 4일까지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을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추대하는 '원포인트' 정관 개정을 하지 않으면 시민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