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80년 명곡·희귀 영상 상영
- 음악다방 부스 만들어 이색진행
- 부산시민회관 소극장 25일 시작

40여 년을 DJ로 지역 라디오와 음악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한 도병찬(67) 씨가 자신의 이름을 건 첫 공연을 연다. 오는 25일 오전 11시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부산시민회관의 기획공연 '추억의 영상음악회 도병찬의 뮤직파일'이 그 무대다. 도 씨는 1970~80년대 명곡과 시중에 볼 수 없는 귀한 영상을 직접 준비해 매달 1회 부산시민회관에서 공연을 연다. 도 씨를 그가 운영하는 음악공간 '라디오'에서 만났다.

	오는 25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추억의 영상음악회 공연을 앞둔 도병찬 씨가 음악공간 LP 카페 '라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도병찬은 1973년 대구 FM 민간방송에서 DJ 활동을 시작해 언론통폐합을 거쳐 1981년 부산 KBS한국방송 라디오 PD 겸 DJ로 발령받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11년까지 오후 4시면 KBS FM 92.7MHz에서는 '도병찬의 뮤직 파일'이 흘러나왔다. 그는 손수 LP로 녹음해 라디오를 준비하던 시절부터 청취자를 연결해 라디오판 전국노래자랑, 아나운서 왕중근과의 오픈 스튜디오를 열며 부산 문화사를 라디오가 담당하던 시절을 거쳐왔다.

퇴임 후에도 소장한 LP 수 천장을 가지고 지인들과 음악 이야기를 나누기위해 음악공간 '라디오'를 남구 대연동에 열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다. 38평 규모에 50여명이 앉을 수 있는 라디오는 조용히 커피숍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음악다방같은 공간으로 주류도 팔지만 주류가 주인 라이브클럽식 LP카페와 다르다.

이번 공연에서도 마치 음악다방을 떠오르게 하는 부스를 설치해 1970~80년 추억을 돋운다. "1990년대 초 부산 카톨릭센터에서 영상 음악회 무대에 오른 적이 있는데 가수 스키드로, 본조비 등 스타 영상을 보여주면 마치 그들이 있는 것 처럼 여고생들이 '꺅' 소리를 질렀어요. 이제는 전업주부나 낮에 시간이 있는 중장년이 되신 청중들과 함께 추억을 떠올려 보고 싶습니다."

선곡도 영상도 도병찬이 직접 구성하고 준비했다. DVD로 상품화되지 않은 영상, 예전에는 볼 수 없던 영상, 최근 고화질로 복원된 영상이 흐른다. 조조 이펙트(JoJo Effect)의 와이(Why) 등 화사하고 밝은 영상물로 막을 연다. 이후 올디즈 벗 구디즈(Oldies But Goodies) 코너에서는 에릭 카멘(Eric Carmen), 아바(Abba) 등 70년대 중반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다. 다음 영화 코너에서는 '탱고'를 주제로 영화 여인의 향기, 쉘 위 댄스의 음악 명장면을 상영한다. 이어 여심을 흔드는 매력적인 연주자인 크리스 보티(Chris Botii)의 보스턴 콘서트와 한국인이 사랑하는 해외 뮤지션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감동스러운 헌정 공연 영상을 소개한다.

이미 5월 공연을 준비 중인 그는 영상 음악회가 추억이 주는 편안함과 푸근함을 느끼는 시간이 되길 바랬다.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않았던 불확실한 시대를 살고 있어요. 아무리 VR 가상 현실 등이 주목 받는다지만 이미 아는 것들, 옛날 음악을 그당시에 보지 못한 영상과 함께 되돌아본다면 고향에 돌아온 듯한 안정감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평일 오전 여유로우신 분들 함께 문화를 즐기길 바랍니다." 전석 무료 문의 (051) 630-5200

김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