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이우환 "아이들이 '우와'할 조각 올여름 설치하겠다"

'이우환 공간' 1주년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6-04-20 19:09:57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소년기 보낸 부산에 특별한 애정
- 2층 그림방 작품 등 교체 계획
- "관람객 '이게 뭘까' 느낌이 중요
- 국내외서 통할 공간에 자부심"

빛바랜 코르덴 바지와 재킷, 손질하지 않은 하얀 머리카락. 미술관에서 이우환(80) 선생을 보더라도 현대미술의 세계적인 거장임을 눈치채지 못하고 지나치기에 십상이다. 소탈한 겉모습에서 '갤러리'나 '미술관' 등 거창한 이름을 마다하고 다만 '이우환 공간'을 고집한 그의 뜻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난해 4월 10일 개관한 '이우환 공간' 1주년 기념행사 참가차 부산을 방문한 이우환 선생을 지난 19일 오후 부산시립미술관(부산 해운대구 우동)에서 만났다. 이우환 공간은 부산시립미술관 별관이며 선생의 조각·회화 등 20여 점이 내외부에 전시돼 있다.

   
지난 19일 부산 해운대구 부산시립미술관 별관 '이우환 공간'에서 이우환 선생이 작품 '대화'를 설명하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이우환 공간의 건물은 선생이 직접 설계했다. 건물 자체가 선생의 작품인 셈이다. 개관 후 1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직접 설계한 공간과 작품의 조화가 애초 의도했던 바에 부합할까. "대체로 조화가 이루어집니다만 부분적으로 손을 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층 그림방 작품이 공간에 비해 사이즈가 작아 좀 더 규모가 크고 힘이 있는 작품으로 한두 점 바꿀까 싶습니다. 벽면 한 쪽을 비워뒀는데 거기에도 그림을 걸까 싶고. 바깥 뜰의 조각은 너무 조용한 느낌이라 적극성이 있는 큰 작품을 설치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요란하지는 않지만 다이내믹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아이들이 보고 '우와' 하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올여름에 설치할 생각입니다."

고맙고, 놀라운 일이었다. 부산시가 요청하지도 않았는데, 선생이 먼저 작품 교체까지 계획하고 있다니. 선생의 작품은 미술시장에서 한 점에 수십억 원에 거래된다. 현재 이우환 공간에 기증한 작품만 해도 100억 원이 넘는다고 알려졌다. 한 해 40만 명이 찾는 일본 나오시마 '이우환 미술관'은(2010년 개관) 한 번도 작품을 교체하지 않았다고 한다.

경남 함안 출신인 선생이 부산에 이토록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이유는 "가장 예민한 소년 시절을 부산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선생은 경남중을 다니며 소년 시절을 대신동 등 부산 원도심에서 보냈다. "부산은 어떤 의미에서 고향이에요. 지금 기억이 제일 많은 시기도 소년 시절이에요. 한국이라기보다 부산이 나를 키운 곳이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선생의 작품을 본 관람객은 당황스러울지도 모른다. 철판과 돌이 전부인 조각, 점과 선만 그려진 그림.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라고 하니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며 작품과 이내 멀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선생은 단호히 "관객에게 심오한 뜻을 전달하는 걸 피한다"고 말했다. "인체나 형상이 있는 조각이 아니라서 '이게 뭘까' 하는 의문이 들 것입니다. 하지만 희한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산업사회를 대표하는 철판, 자연을 상징하는 돌'이라는 설명으로 충분합니다. 거기서 더 이야기하면 관람객은 흥미를 잃습니다. 한편 잘 모르는 느낌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은 뭐든 뻔합니다. 뭔가 와닿지 않고 얘기하기 힘들다는 걸 아는 것도 괜찮다고 봅니다."

이우환 선생을 포함해 박서보 등 우리나라 '단색화' 1세대의 작품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경매 최고가를 갱신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에 대해 선생이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지 궁금했다. "국제 미술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을 크게 환영하고, 우리 미술계를 위해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상업적인 측면과 갑자기 결부돼, 아직 미술사적·이론적 검증이 약한 상태에서 너무 올라가 들뜬 느낌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사회가 좀 더 천천히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상업·저널리즘 쪽에서 우쭐해진 분위기는 가라앉기를 바랍니다."

부산시민도 이우환 공간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지만, 선생 또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아주 전문적인 공간입니다. 국내외 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통합니다. 조금도 타협하지 않고 만들었습니다. 이런 걸 하게 해준 부산시에 감사합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7. 7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8. 8[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9. 9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8. 8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9. 9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10. 10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6. 6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7. 7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8. 8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미리보는 제31회 BIFF
스타 만나려면 첫 3일·여유롭게 영화 즐기려면 둘째주 공략
얼굴에 담긴 이야기
코 성형과 마음 성형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사랑이 불가능한 시대의 가능한 사랑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붉은 빛 조명, 배우·합창단의 호연…눈앞에 다가온 부산오페라하우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쉽게 따라 배우는 걷기명상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윤상건-Creature
박지은- little talk-Venice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경비원 /박필상
자화상 /최은지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팬덤의 힘 ‘극장판 치이카와’ 1위로…암살자(들) 근소한 차 2위
역사 왜곡 논란에도 ‘암살자(들)’ 정상…애니 ‘극장판 치이카와’ 예매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5일 (음 9월 5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14일 (음 9월 4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신라 말 고운 최치원이 비 오는 가을밤에 읊은 시
생육신 남효온이 가을 강변의 풍경을 읊은 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