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일 오전 벡스코 찾은 주부들

- 오디토리움 2645 객석 꽉 채우고

- 자리 부족해 300명은 입석 입장

- 분위기 달군 '메인스트림밴드'와

- 열정적 무대 보여준 김범수까지

- 10년 이은 '브런치공연'에 정점

"공연계의 이변이네요. 탐나네요 정말."

1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한낮의 유U; 콘서트'(이하 유콘서트) 10주년 무대에 가수 김범수가 올랐다.

	1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한낮의 유U; 콘서트' 10주년 기념으로 인기 가수 김범수 공연이 열리고 있다. 김성효기자 kimsh@kookje.co.kr

김범수는 1, 2층 2645석을 가득 채우고도 입석으로 입장해 계단까지 메운 3000여 명의 관객들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뜨겁게 환호하자 '공연계의 이변'이라는 말을 던졌다. 그는 여느 브런치 공연에서는 보기 어려운 진풍경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꽃놀이를 가고 싶은 따뜻한 평일 봄날 낮시간대 40~60대 주부들이 지인들과 삼삼오오 모여 공연장으로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주부 하복자 씨는 '미남 김범수' '비타민 범수' '김범수 짱' 등이 적힌 작은 현수막을 꺼내들며 "노래교실 친구들과 함께 왔다. 공연이 너무 기대된다"며 기뻐했다.

첫 주자 '메인스트림밴드'는 유콘서트 가운데 최대 관객 속에서 폭발적인 가창력과 뛰어난 연주력을 선보이며 축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축하 영상 속 "낮에 공연을 열어 이색적이네요. 여러분들이 더 사랑스럽게 보입니다"(가수 변진섭 공연) "마치 밖에 해가 져있을 것 같은 열기예요"(가수 정동하 공연) 등 과거 유콘서트에 출연했던 인기 가수의 발언이 지난 10년을 되돌아보게 했다.

부산시 김규옥 경제부시장과 지역 기업인들도 참석해 축하 인사를 했다. 무대에 오른 국제신문 차승민 사장은 "국제신문의 여러 사업 가운데 가장 자신 있는 아이템이 유콘서트"라며 "주부가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하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메인스트림의 '낙인', '걱정말아요 그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허니' 등 무대에 이어 남색 세미 정장에 중앙가르마를 탄 김범수가 등장했다. 그는 전혀 숨차지 않은 고음의 라이브로 '나타나'를 열창하다 '♩♪♬ 이러려고 부산에 온 건가 봐'로 마지막 가사를 개사해 불렀다.

귀가 얼얼할 정도의 박수와 환호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김범수는 "화려하게 빛내드리겠다"는 말로 관객들의 환호에 응답했다.

그는 관객들과 재미있는 농담을 주고 받다가도 발라드를 부를 때면 바로 슬픈 감정에 충실해 부르며 가왕다운 면모를 보였다. 노래 제목처럼 끝없이 사랑받는 곡 '끝사랑'과 그를 비주얼 가수로 불려지게한 '제발', 데뷔곡 '약속', 국민노래 '보고 싶다'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휴대전화 랜턴을 켜 은하수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쳤고 "잘생겼다 김범수"를 환호하며 화답했다. 김범수는 장미꽃 20여 송이를 직접 객석으로 가 나눠주며 '그대 모습은 장미'를 불렀고, '님과 함께'를 앙코르곡으로 열광적인 무대를 마무리했다.

박찬술 씨는 "개인적으로 몸이 불편해 일을 못 하고 있는데, 평일 오전 여유로운 시간에 수준 높은 공연을 볼 수 있어 좋다"며 "앞으로 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