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에서 정도전을 연기한 김명민이 이번에는 변호사 사무장을 맡았다. 변호사 성동일보다 전직 경찰 출신이자 사건을 수주하는 브로커 '필재(김명민 역)'이 실세다. 김명민은 변호사 수임료의 3할을 세금도 떼지 않고 가져가는 고액 브로커다.

11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권종관 감독)'의 제작보고회에서 김명민은 "사무장 역을 특별히 공부하지는 않았다. 감독님도 많은 공부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기존에 했던 검사, 변호사 역의 지식을 우려먹었다. 사무장, 브로커를 다룬 특별한 얘기라 선택했다. 기존의 영화 공식과 다르다"고 소개했다.

영화의 재미는 성동일과 김명민의 만남에서 시작한다. 극중에서 서로가 찰지 게 욕하는 사이기 때문이다. 김명민은 "성동일과 연기 초반 고생했을 때부터 잘 알았다.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말한다.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육룡이 나르샤'의 정도전(김명민 역)과 길태미(박혁권 역)가 다시 만난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옛 경찰동료로 앙숙관계다. 하지만 극 중과 달리 김명민은 "박혁권과 서울예술대학교 연극과 1년 차가 나지만, 평상시에는 깍듯하게 존댓말을 쓴다"고 했다.

영화에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사모님 역을 연기하는 김영애다. 그녀는 검·경조차 손을 못 대는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의 사모님이다. 김영애 생애 처음 해 본 악역이다.

김영애는 "지금까지 맡아본 배역 중 가장 센 악역이다. 하지만 어떤 역이든 처음에는 맞지 않는 옷일지라도, 나중에는 맞춰진다고 생각해 내가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부드럽고 재미있는 역할도 하고 싶긴 하다. 그래도 배우 김영애를 계속 끌어내 주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기실 김영애는 영화를 찍을 당시 건강 악화로 몇 달간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고 한다. 그녀는 "몸이 안 좋을 때, 특별수사팀들이 배려를 많이 해줬다. 그래서 힘이 낫다"고 전한다.

김명민, 김상호, 김영애, 성동일, 박혁권 등 쟁쟁한 충무로 연기파 배우가 집합했다. 감독은 당연히 행복했을 것이다. 권종관 감독은 "배우들이 컷할 타이밍을 안줬다. 너무 열심히 해 컷을 하면 욕을 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며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애꿎은 김상호만 혼이 났다. 그는 "새벽에 너무 힘들어 숨만 헐떡였던 적도 있다"고 불평 아닌 불편을 털어놨다.

영화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권종관 감독)'는 돈만 좇는 특급 브로커 '필재(김명민 역)'가 사형수 '순태(김상호 역)'로부터 특별한 편지를 받으며 시작한다. 결국 '대해제철 며느리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유쾌한 범죄 수사극이다. 오는 5월 개봉한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