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 참가 극단 5곳 1000만 원대
- 4곳은 한 푼도 못받고 경연 참여
- 부산연극협회 "논의 기구 구성"

부산연극제 '뜨거운 감자'인 경연 부문 'IN' 참가 극단의 지원 문제를 풀기 위해 연극계가 머리를 맞댄다.

부산연극협회 손병태 회장은 "이번 연극제가 끝난 뒤 부산연극제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 기구를 구성할 것"이라며 "이 기구를 통해 경연 참여작 지원 문제를 비롯한 부산연극제 운영 전반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지난 7일 부산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열린 부산연극제 부대행사 '부산연극 비정상회담'에 참여한 연극인들이 부산연극제 지원 대책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연극협회가 주관하는 부산연극제는 IN 경연을 통해 오는 6월 열리는 대한민국연극제에 참여할 대표를 뽑는다. 문제는 지난해 11월 연극제 IN 참가 신청을 한 극단 9개 중 4개가 지난달 발표된 부산문화재단의 2016년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기초예술지원영역)에 선정되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극단 누리에, 바다와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 배우창고는 각각 1200만 원, 세진, 더블스테이지는 1000만 원 씩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극단 이그라, 이야기, 한새벌, 도깨비는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 IN 참가 극단 중 절반 가까이가 탈락하자 일부에서 공동으로 연극제에 참가하지 않는 '보이콧'을 하자는 움직임도 있었다.

지난 7일 '비정상회담' 토론회에서는 시가 주최하는 경연에서 시 산하 문화재단 지원금에 따라 출발선이 달라지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연극인들은 "1000만 원 넘게 지원받은 팀과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한 팀이 경연하는데,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 "경연으로 이뤄지는 연극제에 제작비 없이 참여한다는 건 사실상 수상권에서 멀어지는 것과 같다"고 입을 모았다. 토론회에 참여한 연극인 다수는 어떤 식으로든 경연 참가작 지원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연극인은 "시가 주최하는 행사인 만큼 시의 고정적인 지원을 못 박지 않고서는 이런 사태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중론도 나왔다. 또 다른 연극인은 "지원금을 요구하기에 앞서 부산연극제가 부산 문화를 주도한다고 할만한 수준에 와 있는지,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문화재단은 현재 특성화지원사업에서 '연극제 우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연극제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지원자들의 동의가 없는 한 기회균등 차원에서 별도 우대 조항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연극계와 협의해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