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화회관이 부산시립예술단의 경쟁력 강화 명목으로 '공연기획 자문관' 신설을 추진해 '옥상옥'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광역시립예술단 설치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지난달 30일 입법 예고했다. 조례안에는 부산시립예술단의 경쟁력 강화와 공연 기획 등에 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공연기획자문관(1명)'을 신설하고 직무 규정과 보수, 위촉 방법 등이 담겼다. 시는 오는 19일까지 찬반 의견을 수렴한 후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부산시의회 등을 거쳐 조례를 개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연기획 자문관이 신설되면 지휘자 예술권 침해와 중복 인사, 자문 실현 여부 등에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시립교향악단과 국악관현악단, 합창단, 극단 등 다양한 장르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전문가가 있는지 의문이다. 지휘자들의 예술권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 무엇보다 문화회관 관장과 공연과장의 업무와 중복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미 관장과 공연과장이 기획 전문가로 인정받아 고용됐고 자문 역할을 하는 예술단별 운영위원회가 있는데 또 '옥상옥' 성격의 자문관을 두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부산시립예술단의 공연 사업비가 전국적으로 하위권인 상황에서 공연 기획 전문가의 조언이 실제로 반영될지도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내정설도 나돌고 있어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한 지역 예술인은 "자문관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여러 여건상 시기상조"라며 "자문관이 선정되더라도 역할이 방법론 제시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