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의 벽을 처음으로 넘었다. '슈퍼컴퓨터' 알파고를 상대로 치열한 접전 끝에 '인간 승리'를 이뤄냈다.

이 9단은 13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5번기 제4국에서 180수 만에 알파고에 불계승했다. 5판 3승제의 이번 대결에서 1~3국을 내리 패했던 이 9단은 4번째 대국만에 감격의 첫 승을 올렸다.

전날 3국을 패하며 알파고에 우승을 내준 뒤 "이세돌이 패한 것이지 인간이 진 것은 아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던 이 9단은 불굴의 의지로 끝까지 부딪쳐 기적 같은 첫 승리를 거뒀다. 슈퍼컴퓨터 1202대가 연결된 최신 알고리즘 기술로 무장한 알파고를 이세돌 9단이 순수 인간의 힘으로 무너뜨린 것이다. 첨단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500차례 대국해 499승을 거둔 알파고는 사람을 상대로는 첫 패를 당했다. 앞서 알파고는 지난해 10월 유럽챔피언 판후이 2단과 대결에서 5전 전승을 거둔 바 있다.

이 9단은 이날 좌변과 우변에 집을 마련하는 실리작전을 펼친 뒤 중반 전투에서 승기를 잡았다. 알파고 개발자인 구글 딥마인드의 CEO 데미스 허사비스는 SNS를 통해 79수 때 70%였던 알파고의 승률이 87수 때에는 50% 이하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9단은 14일 하루를 쉰 뒤 15일 같은 장소에서 알파고와 마지막 5국을 벌인다.

조봉권 기자 bgjo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