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음악창작소 지원을 받아 제작된 인디 뮤지션 블러드문(BLOODMOON)의 첫 앨범 'SEE U AGAIN'이 예술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약 700만 원 선판매되는 이례적인 기록을 달성했다. 이 같은 현상은 실력은 있지만 TV 출연 뮤지션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로컬 뮤지션에게 새로운 음반 판매와 홍보 기법을 제시한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를 추진한 블러드문(본명 강민훈·28·사진)과 피즈 디지털 프로덕션(Fizz Digital Production) 이종성(28) 대표는 10년 넘는 경력을 바탕으로 음악 콘텐츠를 사업 아이템하기 위해 수익화와 차별화에 고심했다. 이들은 "학창시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드사운드(S.I.D SOUND)라는 팀을 결성해 게임 음악을 만들어 게임 회사에 사용권을 빌려주고 2006년 1집을 내며 게임 음악씬을 형성했다"며 "하지만 PC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 시대로 접어들면서 게임음악의 진출 장벽이 높아졌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음악을 중심으로 한 게임 제작에 착수해 지난해 지스타(G-STAR)에 참가했으며, 강 씨는 이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게임음악이 아닌 블러드문의 대중음악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 실험했다. 결과는 예상보다 좋았다. 지난달 9일부터 이달 8일까지 162명이 724만1000원을 후원했다. 이는 목표 금액 300만 원을 241% 초과 달성한 수치다.

이들은 크라우드펀딩을 다른 뮤지션들도 적극 이용하길 권했다. "샘플곡을 통해 우리의 음악을 원하는 대중들의 수가 투명하게 집계됩니다. 우리 음악이 과연 어느정도의 가치를 가지는 지를 대중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바이럴 마케팅 효과도 상당해 자연스럽게 홍보가 됩니다."

특히 이번 음반은 부산에서 최초로 '카드형 USB'로 발매된다. 이들은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면서도 CD처럼 소장품으로도 쓰이는 매개체라고 설명했다. "요즘 CD 플레이어를 가진 사람이 드물 정도로 스트리밍 다운로드 추세입니다. 카드형 USB는 음악 외 콘텐츠를 담으면서도 앨범 자켓처럼 겉을 디자인하고 CD처럼 소장할 수 있습니다."

음창소 지원 뮤지션 '뉴본'도 카드형 USB로 음반을 발매한다. 모인 후원금은 보컬비와 세션비, 후원자 선물로 쓰인 뒤 차기 제작비에 쓰일 예정이다.

※ 텀블벅(tumblbug)

영화 음악 미술 게임 등 예술 창작자를 후원하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창작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후원자에게 선물을 주는 방식으로 운영.

김민정 기자 m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