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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스크린이 하나냐 둘이냐…이야기 들려주는 방식 달라요

비디오 아트전 '스테이징 필름' 제대로 즐기는 법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6-02-11 19:33:06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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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채널 작품(화면이 2개)인 '미카일 카리키스' 작가의 '해녀'. 부산시립미술관 제공
- 국내외 최고 작가 12개 작품
- '작은 비엔날레' 불릴만큼 알차

- 화면 갯수 따라 카테고리 분류
- 영상 시작부터 봐야 좋지만
- 중간부터 봐도 감상 지장없어

'비디오 아트는 난해하다'. 비디오 아트는 영화와 비슷한 구석이 있긴 하나 어렵다는 편견은 떨치기 힘들다. 등장인물이 말 한마디 하지 않고(사람이 등장하면 그나마 친숙한 편), 이야기 구조도 분명하지 않은 작품이 많아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단번에 알아채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오는 4월 17일까지 진행되는 비디오 아트 전시회 '스테이징 필름(Staging film : 비디오 아트, 공간과 이미지의 체험)' 전(본지 지난달 29일 자 20면 보도)은 그런 편견으로 놓치기엔 아까운 기회이다. 이번 전시회는 '작은 비엔날레'라고 부를 만큼 현재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영상예술 작가들의 대표작 12개를 한 곳에 모았다. 전시회 제목처럼, 모든 작품에 이야기가 살아있어 감상에도 큰 부담이 없다. 기획자인 독일 출신 '틸 펠라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작품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를 소개한다.

■싱글채널, 투채널, 다채널

   
싱글채널 작품(화면이 1개)인 '하산 칸' 작가의 '무슬림거즈'.
출품된 12점은 싱글채널, 투채널, 다채널 등 3가지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다. 이는 작품을 보여주는 화면이 하나인지 둘인지 셋 이상인지를 뜻하는 표현이다. 영상의 내용 못지 않게 작품이 어떤 화면에 어떤 방식으로 설치됐는지는 주제를 나타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집트 출신 '하산 칸'의 작품 '무슬림 거즈'는 싱글채널 작품이다. 거즈에 사용되는 천 종류인 '모슬린'과 '무슬림'의 비슷한 음운을 차용해 제목을 지었다. 1980년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한 아이가 아파트 안에서 가구를 두드리기도 하고, 서랍을 열어 물건을 꺼내기도 하는 일상적인 모습을 카메라가 좇는다. 아이가 주인공이지만 작품이 끝날 때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그 이유를 유추하며 감상해보자.

투채널 작품으로는 부산 출신 전준호 작가와 문경원 작가의 공동 작품 '세상의 저편'이 있다. 지구 종말과 그 후 미래 시대가 배경으로 남녀 주인공이 각각 한 명씩 등장한다. 과거의 주인공인 '남자'는 배우 이정재, 미래의 '여자'는 임수정이 맡아 더욱 친근하다.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는 두 개의 화면에 각각 상영된다. 두 작품이 연동돼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2012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소개됐다. 부산으로서는 빌 비올라와 스티브 맥퀸 등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의 작품 대열에 전준호 작가를 함께 놓았다는 것만 해도 의미가 크다.

또 다른 투채널 작품으로 제주 해녀를 다룬 미카일 카리키스의 '해녀'도 눈에 띈다. 특히 스피커를 12개나 설치해 사운드에 공을 들인 작품이다. 두 개의 화면이 내용적인 연동 없이 재생된다. 기획자는 60%는 소리에, 40%는 영상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눈을 감으면 마치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바다 속에 들어간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카펫과 방석이 준비돼 있으니 천천히 감상해도 좋다.

■중간부터 봐도 되나요

관객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이다. 실제로 지난 2일 열린 전시 연계 심포지엄에서도 관객이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틸 펠라스 기획자는 "영화는 시작을 놓치면 따라가기 힘들지만, 비디오 아트는 중간에 봐도 얼마든지 호흡을 따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철 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관은 "작품 중간부터 봐도 무방하지만 전체를 다 보는 게 가장 좋다. 이번 전시는 전체 작품의 재생시간만 총 2시간이 넘는다. 하루에 다 보는 건 무리이다. 입장료가 없는 만큼 조용한 시간에 두 세번 와서 봐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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