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 콘텐츠코리아랩에 설치된 입주 작가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제공

- 市, 예산지원·소통 투트랙 정책
- 창작실 조성해 작가 모으자
- 에이전시 등 관련 업체 집결
- 국내 첫 웹툰센터도 연내 설립

'B(Busan) 웹툰 1번지'가 될 글로벌웹툰센터가 올해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들어선다. '글로벌 웹툰'을 표방한 지원시설은 국내 1호다. 뒤늦게 다른 지자체도 부산을 모델로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산시의 웹툰 정책은 투트랙으로 이뤄진다. 부산시에서 정책과 예산을 총괄하고 시 산하 정보산업진흥원이 현장과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부산시와 정보산업진흥원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다른 어떤 도시보다 앞서 성과를 이룬 바탕이 됐다.

■미생을 완생 만든 사전 준비

	작가실에서 작업 중인 웹툰 'DEEP(딥)'의 김태헌 작가.

"'미생(未生)'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못왔을 겁니다." 정책은 타이밍이 승부수다. 부산시에서 웹툰을 추진한 정책관계자는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미생이 '대박'이 나면서 정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도 '제2의 미생'이 나올 수 있다'가 슬로건이었다. 그전까지 '웹툰'하면 고개를 갸웃거리던 사람들도 이내 수긍하기 시작했다. 미생이 만든 타이밍을 '완생(完生)'으로 만든 것은 사전 준비였다.

현장에서 웹툰 작가와 관련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한 것은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콘텐츠사업단이었다. 웹툰 작가와 웹툰 관련 기업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작가는 연재가 끊길 걱정없이 안정적으로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웹툰 관련사는 원활한 작가 공급을 원했다. 결론은 웹툰 작가와 관련 회사를 집적화하는 것이었다.

정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BCC) 내 콘텐츠코리아랩을 활용했다. 창작 지원실을 지원해 웹툰 작가를 불러모으자 웹툰사들 역시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현재 콘텐츠코리아랩에 입주한 웹툰 작가는 전문작가 9명과 보조작가 5명을 포함해 14명이다. 웹툰사는 지난해 입주한 웹툰 에이전시 재담미디어, 부콘 E&M이다. 특히 재담미디어에는 소속 작가 10여 명의 창작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달 중에는 탑툰도 합류한다. 웹툰사로서는 부산으로 이전하는 기업에 일정기간 사무실 공간을 제공하는 '소프트랜딩존'도 유인책이 됐다.

콘텐츠사업단 주성필 단장은 "부산 웹툰 작가-산업-공공이 공생하는 장이 마련된 것"이라며 "글로벌 웹툰은 산업 발전 초기에 빠르게 진입한 만큼 성공 확률이 높아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서도 해볼 만한 시장이다"고 말했다.

■'B웹툰 1번지' 글로벌웹툰센터

올해 개소할 글로벌웹툰센터는 '웹툰에 관한 모든 것'을 담는 종합공간이다. 작가, 매니지먼트기업, 플랫폼 기업이 서로 연계될 수 있는 웹툰 생태계를 만들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실현하고 웹툰 산업 저변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창작활성화를 위해 1~4인실 규모 25개 이상의 창작지원실을 확보해 80여 명의 작가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창작지원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웹툰 창작공모전과 아카데미를 통해 작가 인력을 육성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웹툰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으로 부산콘텐츠마켓, 부산국제영화제, 지스타 등 부산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콘텐츠 마켓을 활용할 뿐만 아니라 교류회 형태의 행사도 만든다는 구상이다. 시 영상콘텐츠산업과 조원달 과장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산업적으로 커가는 데 한계가 있어 중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면서 "영화·게임 등 국제적 문화콘텐츠시장을 만든 부산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웹툰도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anywa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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