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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 반대는 이유없는 당신의 혐오

혐오에서 인류애로 - 마사 C. 누스바움 지음/강동혁 옮김

게이법조회 해제/뿌리와 이파리/1만8000 원

  •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  |   입력 : 2016-01-22 19:49:11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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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성애 차별 무효화 재판 통해
- 성소수자 향한 적의 꼬집어
- 주류집단과 같음을 인정하는
- 인류애 통해 낙인 지우기 제안

방송인 홍석천 씨는 '커밍아웃' 한 이후 한동안 텔레비전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가 다시 대중 앞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렸다. 그가 방송에서 자신을 '탑게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그동안 꽤 변화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게이와 레즈비언들은 수많은 편견과 불이익을 겪고 있다. 영국식 청교도주의로부터 구체적인 영향을 받은 적이 없는 한국은 미국이나 인도와 달리 한 번도 동성애 행위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동성결혼이 합법도 아닌 상황이다. 2014년 조사에 의하면 한국인 중 59%는 동성애를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이같이 동성애를 금기시하고 동성애자를 기피하는 이유를 미국의 저명한 법철학자인 저자는 '혐오'라는 단어로 설명한다. 특정집단을 낙인찍고 차별할 때 혐오가 중심적인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1950년 영국에서 법률가인 패트릭 데블린 경이 "어떠한 행위가 합의하지 않은 제3자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는다 하더라도 사회의 평균적인 구성원이 혐오감을 느낀다면 그것만으로도 어떤 행동을 불법화하기에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주장했고 이 견해가 수십 년간 설득력을 얻어왔다고 피력한다.

하지만 저자는 "어떤 행위가 동의하지 않은 제3자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는 경우, 혐오는 그 행위를 불법으로 만들 만한 충분조건이 될 수 없다"며 "사회가 모든 시민의 평등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추상적 이념과 근본적으로 충돌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소도미 법(동성애 금지법)을 무효화 시킨 '로렌스 대 텍사스 판결'과 게이와 레즈비언들이 차별금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도록 한 법을 무효화시킨 '로머 대 에반스 판결'을 소개한다. 또 이 판결에서 활용됐던 '적의'라는 법적 개념을 다름 아닌 혐오라고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동성결혼 반대자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분별 있는 사람"들의 동성결혼 반대 근거는 2세를 생산할 수 없는 결혼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그는 결혼의 권리를 2세 생산이 가능한 사람들에게 제한할 수 있느냐고 되묻는다. 그는 "임신이 가능한 부부에게만 결혼할 권리를 준 적도 없고, 심지어는 임신이 가능한 나이의 사람들만 결혼할 수 있다는 제한을 둔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동성애에 대해 '혐오'에서 '인류애'로 나아가자고 제안한다. '인류애의 정치'란 낙인이 찍혀 있는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도 주류 집단의 구성원들과 마찬가지로 행복과 정의를 추구하는 완전한 인간임을 인정하는 삶의 방식이라고 정의한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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