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기 캠프 하야리아 클럽 식당에서 근무한 여직원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 임시수도기념관 제공.

- 미군 생활·인근 주민이야기 담아

'"친구 중에는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걸 숨기는 사람도 있었어.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어려울 때 생활할 수 있었고 아이들 대학 공부도 그렇게 해서 시켰고, 그냥 고맙기도 하지."…그들 각자의 경험은 '빼앗긴 치욕의 땅'에서 근무했다는 단일한 시선에 의한 평가를 뒤로하고, 각자의 삶 속에 다양한 빛깔의 '캠프 하야리아'로 남아 있다'.

2006년 폐쇄된 뒤 2014년 시민공원에 자리를 내주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 미군 부산기지사령부 '캠프 하야리아'를 재조명한 책이 나왔다. 임시수도기념관은 2015년도 학술연구총서 '낯선 이방인의 땅, 캠프 하야리아'를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총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1부 '캠프 하야리아를 말하다'는 부산진구 범전동 시민공원 부지의 정치·군사·경제·문화적 의미를 살펴본다. 한국전쟁과 분단의 역사가 캠프 하야리아에 남긴 의미, 학문적으로 접근한 미 군속들의 생활상, 부대 인근 마을과 소통의 의미, 하야리아 반환의 정치 및 지역사적 의미 등을 다뤘다. 2부 '캠프 하야리아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캠프 하야리아와 그 주변에서 생활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17편을 실었다. 일제징용자·카투사·인근 마을 주민 등이 그 시절 삶을 증언한다.

임시수도기념관 산하 시민공원역사관이 2011년부터 2년간 1차 조사와 지난해 보완작업을 거쳐 발행했다. 편찬 작업을 담당한 임시수도기념관 유현 주무관은 "사라진 범전동 본동마을을 중심으로 캠프 하야리아와 관련 있는 구술사를 수집함으로써 부산 근현대사와 생활사 연구에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