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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강이라 씨, 도희주 씨, 이명우 씨, 최정연 씨. 사진=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 단편소설 강이라
- 요가의 명상 글쓰기에 도움
- 오랫동안 위로 주는 작품 희망
- 당선소식 들은 다음 날도 펜 들어
# 동화 도희주
- 동화구연하다 창작세계 입문
- 외연 확장 계기…장편 꼭 도전
- 작고한 모친 기리는 작품 쓸 것
# 시 이명우
- 공허감에 빠졌을 때 시와 만나
- 몸으로 쓰는 것이란 깨달음 얻어
- 그간 쓴 시 모아 첫 시집 계획
# 시조 최정연
- 자유시만 쓰다 첫 응모에 당선
- 리듬감·멋 등 즐거움 차츰 느껴
- 오늘을 담아 독자와 소통하고파
한 사람이 꿈 이야기를 꺼내자 꿈들이 꼬리를 물었다.
201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공모에는 시 332명(1355편), 시조 98명(361편), 단편소설 155명(163편), 동화 169명(182편)이 전국과 해외에서 응모했다. 치열하게 엄정하게 심사위원들은 심사했다. 마지막 관문까지 뚫고 당선의 영예를 안은 사람은 부문별 1명씩, 모두 4명이다. 시 부문 이명우(57·서울), 시조 부문 최정연(48·경북 영덕군), 단편소설 부문 강이라(42·본명 강영미·울산시), 동화 부문 도희주(48·경남 창원시) 당선자가 한자리에 모여 새해를 맞는 마음과 다짐을 나눴다. 신기하게도, 4명 모두 당선 통보를 받기 전 좋은 꿈을 꾸었다고 했다.
■꿈이 넌지시 알려주고 갔다
이명우=응모하기 직전이었는데, 물이 아주 풍성한 바다에 들어가서 물고기를 엄청나게 건져 올리는 꿈을 꿨어요. 물고기가 하도 많아서 회오리치는 것 같더군요. 올해는 되겠다 싶었죠. 신춘문예라는 관문을 통과하고 싶어서 8년 정도 도전했거든요. 올해 안되면, 신춘문예는 그만하고 그동안 쓴 시로 시집을 펴내야겠다는 생각도 했지요.
도희주=겨울 무논(물이 괴어 있는 논)에 문득 들어가 큰 고둥을 몇 마리 잡고 물에 손을 넣어 이만한 조개까지 건졌거든요. 친지 태몽을 대신 꾼 건가? 2015년 한 해 동안 편찮으신 아버지 모시고 노인복지관에 다닌 거랑 상관있나?그런 생각을 했는데 이틀 뒤 당선 통보 전화가 왔어요.
강이라=저는 꿈에서 돌아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금빛 두루마기를 입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느낌이 좋아서 그분과 인연이 깊은 부산에서 좋은 소식이 오려나 생각했죠.
최정연=다들 직접 꾸셨군요. 저는 10살 난 큰딸이 아침에 꿈 이야기를 재잘재잘하기에 들어보니 참 좋아요. 그래서 "그 꿈 엄마한테 팔아라" 그랬죠. 지난해 11월 말에 친정 오빠가 돌아가신 후 내내 울적해 영덕 바닷가에 나갔다가 당선 통보를 받았어요.
■나의 문학 수업, 나의 문학 사연
이명우=마흔넷 됐을 때 큰 공허감이 오더군요. 채우고 싶었어요. 사업을 하면서 꽤 여유가 있을 때였죠. 그때 시를 만났죠. 혼자 공부하다 여러 스승을 찾아가 많은 시를 독하게 필사하고 추천 시집 300권을 다 읽는 입문 시기를 거쳤지요. 시를 쓸 수 있는 일터를 찾다 모텔을 차려 3년 운영하며 시를 썼죠. 그러다 주택관리사 자격증을 따서 5년째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일합니다. 출퇴근 시간이 분명해 시를 읽고 쓸 만하거든요.
도희주=2005년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전엔 동화구연을 좀 했고요. 기존에 있는 동화를 구연하다 보니 내 작품을 쓰고 싶은 창작 욕구가 커졌지요. 사설 문학교실인 부산문예대학에 다니며 열심히 쓰고 배웠죠. 그러다 2007년 잡지 '아동문예'를 통해 등단 절차도 밟았어요. 하지만 새롭게 시작하고, 동화에 집중하는 계기를 가지려고 신춘문예에 4년째 도전했습니다.
강이라=시나리오와 드라마 극본 공부를 했는데 공모에서 자주 미끄러졌어요. 정서가 차분하고 진지한 편이라 드라마처럼 발랄한 쪽보다는 소설 쪽으로 관심이 갔죠.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의 문예창작대학 1년 과정을 다녔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원래 학원에서 국어 강사로 일했는데 취미로 시작한 요가가 적성에 맞아 요가 강사로 일합니다. 요가의 명상 수련이 소설 쓰는 데도 좋아요.
최정연=누구나 문학소녀였던 시절이 있죠. 김천에서 자랐는데 김천여고 명록문학회 회장을 지냈어요. 그때 고마운 문학 선생님을 만나 시조를 열심히 배웠습니다. 그 뒤로 자유시만 썼어요. 서울예대 문창과에 진학해 오규원 김혜순 시인께 열심히 배웠고, 신춘문예도 자유시만 응모했거든요. 혼자 시조를 공부해 처음 응모했는데 덜컥 당선되고 보니, 제 속에 시조의 리듬감이 있었구나 싶으면서도 솔직히 두렵습니다.
■우리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
이명우=(신춘문예에) 많이 떨어지고 오래 공부하다 보니 배운 게 있습니다. 시란 몸으로 쓰는 것이더란 말입니다. (머리로만 공글리는 게 아니라) 몸속까지 배고 스며 있다가 어떤 모티브를 타고 나오면 그걸 받아적는 것. 지난해쯤 이것을 깊이 느꼈습니다. 리얼리티가 있고, 삶의 현장감이 있고, 체험에서 오는 감동이 있는 시를 좋아합니다. 그간 쓴 시를 모아 곧 첫 시집을 내볼까 생각 중입니다. 신춘문예도 통과했으니까요.
도희주=환상성이 살아 있는 본연의 동화와 생활동화 양쪽에 모두 관심이 높습니다. 신춘문예 당선을 제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로 삼아 장편동화에 꼭 도전하겠습니다. 2015년에 편찮으신 아버지를 도와드리면서 어머니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가족을 위해 정말 가난하고 힘들게 사시다가 8년간 앓으셨고 재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삶을 그리는 작품도 쓰고자 합니다.
강이라=당선 통보를 받고 그 다음 날도 도서관에 가서 글을 썼습니다. 신춘문예 당선으로 반짝하고는 좀 있다가 사라지는 소설가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이기도 합니다. 이제 출발선에 섰다는 점을 마음에 새깁니다. 이번에 심사를 봐주신 이순원 작가의 작품들처럼 자극적이지 않되 읽는 이를 품어주는 소설을 좋아합니다. 위로가 되는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오래.
최정연=대구에서 살다가 영덕에 온 지 3년이 되었습니다. 오십천 물결과 바다와 산책길이 참 좋아집니다. 저는 시조를 더욱 열심히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시조의 즐거움을 차츰 느낍니다. 시조 속에는 리듬감이 있고, 반짝반짝거리는 멋이 있고, 모국어가 주는 쾌감이 있는 듯합니다. 당선작 '물의 독서'를 쓰면서도 다독, 다작, 다상량을 생각했습니다. 고풍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늘을 담고 독자와 통하는 시조를 꿈꾸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