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여성 듀오 '겨울 다방' |
- 6월 김일두 편 시작으로
- 나만 알고 있기엔 아쉬운
- 27팀의 동네 록스타 소개
- 묵묵히 자리 지키는 그들에게
- 우리가 할 수 있는 선물은
- 무대를 찾고 음원 구매하는 일
해마다 이맘 때면 식순에 따라 한 해 동안 뭐 했나 부질없는 후회를 반복하는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올 해 2015년은 지난 6월 1일 김일두 편을 시작으로 매주 총 27팀의 우리 동네 록 스타들을 소개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애초 10여 팀 정도를 선정해 소개할 계획이었지만, 취재를 명목으로 신나게 공연 보러 다니다 보니 나만 알기엔 억울한 록 스타가 우리 동네에 넘쳐나는 바람에 지금껏 연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정규앨범, EP를 발표한 팀을 우선 소개하다 보니 당연히 소개했어야 마땅한 멋진 뮤지션들을 모두 소개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매회 신중을 기하고 심혈을 기울였어야 했지만, 매주 연재가 일상이 되다 보니 보잘 것 없는 일신의 문제를 핑계로 (예를 들어 숙취라든가) 그러지 못한 것 또한 후회로 남는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표현이 가득 담긴 원고를 매번 마감 시간 직전 또는 살짝 넘겨 던졌음에도, 아이들이 보아도 무방할 정도로 맑고 순결하게 다듬어 무탈하게 지면에 안착시켜준 국제신문에도 깊이 감사드린다.
■6개월간 27개 팀과 가수를 만났다
 |
| 여성 2인조 하드록 밴드 'B9'. |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저녁엔 경성대 앞 클럽 올모스트 페이머스에서 11월에 정규앨범 'HIGHWAY'를 발표한 경대여신 싱어 송 라이터 조연희와 2인조 여성 록 밴드 B9의 공연을 보러 갔다. 모처럼 기타, 드럼, 베이스가 함께 어우러지는 밴드의 프론트 우먼으로 나선 조연희의 모습은 과거 헤디마마 시절이 연상되어 새삼 감격스러웠다. 숨겨왔던 댄스 실력까지 선보였지만, 용기 있는 시도에 의미를 두고 싶다.
어쨌거나 고요하고 거룩한 밤에 멋진 여성 록 스타들과 함께 보낼 수 있다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이란 말인가. 그 시각 8인조 부산 지역 아이돌 스카웨이커스는 멀리 태국 방콕 공연에 초청받아 새로운 한류를 일으키고 있었다. 중구천재 김일두와 블루스 컨츄리계의 음흉시인 김태춘 역시, 블루스 뮤지션 '씨 없는 수박 김대중'과 함께 최근 방콕에서 '삼김시대'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고 돌아와 이젠 말 그대로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돌아온'이란 기품 있는 수식을 붙여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
| 곡두 |
특히 김일두는 공연 직전 원조 '삼김시대' 중 한 명이던 김영삼 전 대통령 타계 소식을 전해 듣고 타국 무대에서 추모의 의미로 88살까지 꿈을 지키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노래 'Until I'm 88 Years Old'를 열창하여 김 전 대통령을 몰랐던 태국인들까지 숙연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은 향년 88세였다. 김일두는 2016년 초 새로운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운 좋게 놀러 갔다가 녹음현장을 참관했다. 앨범 수록 8곡 전체를 단 90분 만에 원 테이크로 녹음을 마치는 기적을 목격할 수 있었다. '중구천재'라는 별명이 어쩌면 그저 별명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김태춘은 최근 '허수아비 레코드'라는 인디 레이블의 대표가 되었다. 지난 9일 세이수미, 김일두, 김태춘, 봉우리, 조용호, 스티브 등이 참여한 허수아비 레코드의 대망의 첫 작품이자 전체적으로 범상치 않은 기운이 오는 창작 크리스마스 캐롤 앨범 '허수아비들의 성탄절'앨범을 발표했다.
 |
| 3인조 밴드 '스톤드' |
지난 18일 저녁 부산대 앞에 있는 펍 썸데이에서 앨범 발매 공연 때 관객에게 직접 앨범을 강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니컬한 사내로 알고 있던 김태춘이 '허수아비 레코드' 페이스 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러준 걸 기억하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순간, 그간 레이블 대표로서 마음고생을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왕년 전설적인 밴드 '타부'의 보컬리스트였던 장덕진을 코러스, 퍼커션으로 영입하여 2인조 밴드로 활동하는 곡두 역시 EP 앨범 녹음을 모두 마쳤으며 새해 엔 신보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혼자 노는 양'의 노래가 귓가에
 |
|
싱어송라이터 '혼자 노는 양(본명 김민영)' |
지난 6일엔 안타깝게도 멋진 우리 동네 록 스타 한 명을 떠나보냈다. 라오스 배낭여행 중 버스 사고로 세상을 떠난 여성 싱어 송 라이터 '혼자 노는 양'(또는 '혼양' 김민영)이다. 강원도 원주 출신 혼양은 2012년 부산에 정착해 광안리에서 꾸준히 버스킹을 했으며 지난 10월 26일 첫 싱글앨범 '기억이 멈춘 시간에'를 발표했다. 짐작건대 정규앨범 또는 미니 앨범을 준비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가 아직 우리에게 들려주지 못한 노래는 과연 어떤 노래였을까? 개인적 친분은 없지만, 종종 광안리 해변을 산책하다 발걸음을 멈추게 했던 청아한 목소리가 여전히 생생하다. 생전에 미처 소개하지 못한 점이 끝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도 해변을 산책할 때면 그녀 노래를 꺼내 듣곤 한다. '혼자 노는 양'의 '기억이 멈춘 시간에' 외에 '고백' 이 수록된 첫 앨범이자 마지막 앨범 600장을 배송비 포함 1만3000원에 통신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은 추모공연에 쓰일 예정이라 한다. 입금계좌는 '농협 302-0874-4268-61 손동욱'이고 받을 주소와 연락처, 본인 이름, 구매희망 수량을 메일(darkmage50@naver.com)로 보내면 된다.
6개월연재를 이어가며 모르고 지나칠 뻔 했던 멋진 뮤지션을 수없이 발견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부산을 더욱 부산스럽게 하는 록 스타들이 가득한 우리 동네가 더욱 더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워진 것 같다. 취재에 응해준, 미처 소개하지 못한 모든 우리 동네 록스타들에게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부탁드리는 바이다. 지금도 그저 묵묵히 자신들의 음악을 하고 있을 뿐, 그들은 스스로 얼마나 멋지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것 같다. 이제부턴 우리 모두 함께 공연장을 찾아가고 음원을 구매해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작가·다큐멘터리 감독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