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유혈사태' 막은 뉴욕필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 타계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가 19일 향년 88세로 타계했다.

매튜 밴베지엔 뉴욕 필하모닉 단장은 이날 "지난 1991년부터 2002년까지 뉴욕필 음악감독을 역임하고 명예 음악감독을 맡아온 마주어가 타계했다는 소식을 전한다"고 말했다.

마주어 단장은 독일 통일 당시 유혈사태를 막는 데 큰 공로를 세웠다. 그는 1989년 동독 민주화 시위의 발원지인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근무했다. 당시 마주어는 경찰과 대치 중인 라이프치히 시민에게 라디오 방송을 통해 비폭력 평화 시위를 당부했으며 음악 연주회장인 게반트하우스의 문을 열어 시위 군중을 피신시켰다.

그는 또 1990년 10월3일 독일 통일 기념식에서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지휘했다.

마주어는 독일 통일 직후인 1990년대 초 독일 대통령 후보로 거명되기도 했다. 당시 마주어는 정치적인 역할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뉴욕필 음악감독 직을 맡아 지휘자의 길을 계속 걸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