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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故) 천경자 화백의 장녀 이혜선 씨가 11일 부산 부경대 대연캠퍼스 동원장보고관 리더십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천 화백의 작품과 소장품을 부경대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 왼쪽은 윤광운 부경대 명예교수.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 장녀 이혜선 씨 기증의사 밝혀
- 60억 원 투입 1320㎡ 규모 계획
지난 8월 타계한 천경자 화백의 드로잉과 개인소장품 등 4000여 점이 부경대에 기증된다. 부경대는 2020년까지 대연캠퍼스에 '천경자 기념미술관'을 건립해 작품과 개인소장품을 보관·전시할 예정이다. 천 화백의 이름을 내건 미술관이 건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1일 오후 3시 부경대 대연캠퍼스 동원장보고관에서는 천 화백의 장녀 이혜선(70) 씨와 김영섭 총장, 윤광운 명예교수, 이상호 기획처장이 참석한 가운데 이를 공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앞서 부경대와 이 씨는 전날 기증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부경대는 이 씨가 천 화백의 드로잉과 미완성 작품 1000여 점, 개인소장품 3000여 점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부경대는 대연캠퍼스 내에 60억 원을 투입해 연면적 1320㎡(약 400평) 규모로 '천경자 기념미술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기념미술관은 전시실, 수장고, 영상실, 관리실 등으로 구성된다. 대학 측은 우선 내년 교내 박물관에 임시로 갤러리를 마련해 일부 기증품을 미리 공개한다.
이 씨는 "어머니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항상 생물 동물 인물 등을 스케치했다. 드로잉과 미완성 작품은 학생들에게 많은 공부가 되리라 본다"며 "어머니의 소장품은 컵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아 3000점이 넘는다"고 밝혔다.
관심을 모았던 천 화백의 채색작품은 기증 목록에 포함돼 있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 씨는 "부경대에 완성작을 한두 점이라도 놓고 싶지만 장담은 못 한다"고 말했다. 천 화백은 미국 뉴욕으로 떠난 해인 1998년 서울시립미술관에 작품 93점을 기증했다.
이 씨가 유작과 유품을 부경대에 기증하기로 결심한 것은 천 화백과 부산의 특별한 인연 때문이다. 천 화백은 1951년 부산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독사 35마리가 엉킨 '생태' 작품을 선보여 미술계에 큰 화제를 뿌렸다.
이 씨는 "어머니를 화가로 만들어준 곳이 부산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연고지라고 생각한다"며 "어머니의 작품은 어머니의 것도, 자식들의 것도 아닌 대중의 것이다. 생전 어머니가 원하셨던 대로, 가능하면 나라에 도움이 되는 쪽을 생각해 부경대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 명예교수와의 오랜 인연(본지 지난 10월 23일 자 2면 보도)도 작용했다. 윤 명예교수의 어머니(고 김임년 여사)는 천 화백이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 재학 시절 미술교사였으며 일본 유학을 권유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