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 만의 미학 독특" 평가
- '앨리스'는 전국 개봉 외연 확대

최근 부산에서 제작된 독립영화가 국내 독립영화제에서 잇달아 수상하거나 전국 개봉을 앞두면서 '부산 독립영화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부산독립영화협회는 지난 4일 폐막한 '2015서울독립영화제'에서 부산독립영화협회 운영위원인 오민욱 감독의 장편 다큐멘터리 '범전'이 심사위원상과 독불장군상 2관왕을 차지했다고 10일 밝혔다.

'범전'은 재개발을 앞두고 동네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지난달 말 폐막한 부산독립영화제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지난해에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김정근 감독의 '그림자들의 섬'이 대상을 수상, 부산 독립영화계에는 2년 연속 경사가 벌어졌다.

부산독립영화협회는 또 지난 3일 폐막한 '2015 대전독립영화제'에서 영화 '신탄진'이 일반대학본선경쟁부문 장려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최정문 감독의 '신탄진'은 지난달 폐막한 부산독립영화제의 'MADE IN BUSAN 경쟁부문'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던 작품이다. '신탄진'은 사회참여 퍼포먼스를 하기 위해 서울로 향하는 하나와 친구들이 그곳에서 우연히 이전에 함께 활동했던 철하를 만나게 되면서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하는 이야기이다.

한편 부산독립영화협회 회원인 허은희 감독과 최윤 PD의 장편영화 '앨리스 : 원더랜드에서 온 소년'은 10일 전국 규모로 개봉했다.

이 영화는 청춘스타인 홍종현, 정소민, 정연주 주연의 멜로·로맨스 미스터리 장르 영화이다. 매일 밤 지독한 악몽에 시달리다 무녀의 충고를 들은 '혜중'(정소민)과 신비로운 소년 '환'(홍종현), 그를 보살피는 여인 '수련'(정연주) 등 세 사람이 알 수 없는 숫자의 비밀과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이야기이다. 2015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하이엔텍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아 흥행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최근 부산 독립영화계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 특히 다큐멘터리 부문을 주목해야 한다고 평론가들은 전했다. 부산의 다큐멘터리가 수도권과는 다른 미학을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킨다는 것이다.

박인호 영화평론가는 "부산은 서울에 비해 다큐멘터리의 형식이 자유롭고 개성이 강하다.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30대 초중반의 감독들이 윗세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자신만의 미학이 확고하고 다른 작품들과 변별력이 있어 타 지역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며 "하지만 차세대 다큐멘터리 감독이 많지 않아 이러한 맥이 끊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