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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밀착형 노랫말과 숱한 공연의 내공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아이씨 밴드. |
- 100% 생활밀착형 노랫말
- 창작곡 위주 전 세대와 공감
- 내년 정규 1집 앨범 준비
- 부산·경남 투어공연 계획
부산 사투리로 아저씨를 부를 때, 황당하거나 짜증날 때 내뱉는 말, 나들목을 뜻하는 인터체인지(IC)의 준말. 그 밖에도 나는 본다(I SEE) 등등.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되는 재미난 팀명을 가진 '아이씨 밴드'는 2011년 기타와 하모니카를 맡은 황태현과 기타와 카쥬를 맡은 김창하로 결성된 듀오로 시작해 2012년 퍼커션을 맡고 있는 심종석이 합류해 현재의 3인조 밴드 형태를 갖추게 됐다. 아이씨 밴드의 맏형 심종석은 문화 활동가로, 김창하는 새벽에 시작해 오후 일찍 마치는 청소 용역일을 하고 있으며 황태현은 조선 부품공장에서 일하며 밴드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처음 밴드를 결성했을 당시 연습실이 없어 중앙동 40계단 앞에서 연습을 해오다 보니 행인들이 한둘씩 모여들어 거리공연이 됐고 팁 박스까지 갖다 놓자 그때부터 버스킹이 되었다. 보통 라이브 클럽 대신에 거리 공연 위주로 활동하는 버스킹 밴드는 대중들에게 생소한 창작곡 보다는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나는 유행가 위주로 레퍼토리를 짜는 경향이 있지만, 아이씨 밴드의 공연은 창작곡 위주로 진행된다. 오롯이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공연장에 모인 관객들과는 달리 다양한 연령층의 불특정다수 앞에서 노래해야 하는 버스킹의 특성상 생소한 창작곡 위주의 레퍼토리는 상당한 위험부담이 있다. 하지만 처음 들어볼 법한 생소한 노래들이 이어져도 관객의 뜨거운 박수와 갈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저력은 전국 각지를 돌며 수백 회에 달하는 공연으로 쌓아온 경험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한번 들으면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을 만큼 쉽고 흥겨운 리듬과 멜로디로 전달되는 짠내 나고 비린내 나는 우리 이야기이자 이웃들의 이야기인 공감 100% 생활밀착형 노랫말 또한 아이씨 밴드만의 강점이다. 이 시대의 흔한 88만 원 세대 백수 아들과 엄마의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대화를 노래로 풀어낸 '엄마 만원'이란 노래를 들으면 흥겨움에 박수를 치면서도 마치 우리 집 얘기를 들킨 것 같아 움찔하는 이들이 수두룩할 것이다.
'나도 한다고 하는데 안 되는데 우짜노? 맨 날 원서 넣고 면접보고 시험 쳐봐도 안 되는데 우짜라꼬 다 때리 치우고 장사나 하까? 그래, 장사해라 할 수 있으면 해봐라. 무슨 돈으로 할 낀데 내한테 돈 달라 카지마라 내가 저걸 낳고서 미역국은 와 묵었노.'-엄마 만원 중.
우리의 전통 리듬 굿거리장단과 휘몰이장단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두주불사'를 노래할 때면 음악에 먼저 취한 관객들이 술을 사와 초면에 주거니 받거니 우발적인 술판이 벌어지기도 한다. 여지없이 춤을 추는 관객들도 있다. 아이씨밴드의 노래 대부분이 삶의 주변 일상 이야기다 보니 세대를 불문하고 느끼는 공감대가 생기는 것 같다고 한다.
여느 인디밴드들처럼 라이브 클럽 활동 대신 야외무대를 선호하는지 묻자 "아이씨밴드의 음악이 대학가 라이브클럽 같은 곳에 어울릴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뭔가 감성을 건드려주기를 바라는 손님들이 나가버릴까 걱정인거죠" 라고 겸손하게 대답한다. 공연을 쉽게 접할 수 없는 관객들을 먼저 찾아다니며 노래하기에 바빠 라이브 클럽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백한다. 거리공연은 누구나 지나가다 듣고, 맘에 들면 서서 듣기도 하고, 자리 잡고 앉기도 하고, 맘에 안 들면 가던 길 가니 마음 맞는 사람들이 모여 노는 것처럼 또 다른 편안함이 있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것이 거리 공연의 매력이라고 한다. 앞에 앉은 연인을 위해 사랑 노래를 불러주고 결혼하게 되면 축가를 불러주겠다고 약속했더니 너무 좋아하고 행복해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현재 객원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이현석(Awan)을 만난 것도 바로 거리 공연에서였다.
아이씨 밴드는 현재 영도 흰여울 마을에서 소리창작소란 연습공간에서 곡 작업과 합주를 하며 2016년에 정규 1집 앨범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같이 목욕탕 갈래' '엄마만원' '퇴근' '외계인' '바람' '언제나 내 곁에' '엄마 하는 남자' '친구생각' '두주불사' 등 공연 때 특히 반응이 좋고 소통이 잘되는 곡들을 엄선해 수록할 예정이다. 새해부턴 아이씨 밴드의 출발점이었던 중앙동으로 연습실을 옮겨 매주 또는 격주 공연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앨범 발매 즈음에 맞춰 '부산 구(區)투어 공연(부산 16개 구·군 투어)'과 경상남도 투어 공연을 강행할 예정이다. 발길을 멈추고 아이씨밴드의 노래에 귀를 기울여보시라. 어쩌면 마구 엉킨 속내를 시원하게 긁어주거나 토닥토닥 위안해줄지도 모른다. 수없이 많은 시간을 거리에서 노래하며 오가는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데 도통한 사내들이다. 팁 박스에 성의를 표하는 것도 잊지 말자.
작가·다큐멘터리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