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창조센터)에서 열린 '영화·영상 분과회의'에서 부산 영화계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창조센터 제공

"더는 영화 촬영 유치로 영화도시의 명성을 유지하기에 한계인 것 같아요. 혹시 조언해주실 게 있나요?"(부산영상위원회 관계자)

"결국 사람과 돈이 부산으로 와야죠. 전국 지자체가 영화 인프라를 만든다고 난리인 마당에 부산만의 차별된 전략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요. 부산의 영화가 성공한 사례만 나와도 분위기가 달라질 겁니다."(극동대 최건용 교수)

"부산 영화감독들도 영화 창작 생태계 조성에 관심을 두고 여러모로 애쓰고 있어요. 더 많은 의견을 나눠야 할 것 같아요."(부산독립영화협회 최용석 공동대표)

'영화도시 부산'을 주제로 한 진지한 토론회나 포럼이 아니다. 지난 6일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창조센터)에서 열린 '영화·영상 분과회의' 테이블에 둘러앉은 영화인들이 나눈 대화다. 지난 3월 창조센터 출범 이후 매달 한 번씩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부산창조경제포럼을 연 뒤 ▷영화·영상 ▷유통 ▷사물인터넷(IoT) 분과위원이 모이는 자리로, 4회째를 맞은 이날은 특별히 강사로 초청된 전직 롯데시네마 상무 최 교수와 영화 배급 전문가 조이앤시네마 정윤홍 이사도 함께했다. 영화·영상분과에는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의전당, 영상위, 부독협, 영화진흥위원회 등 영화 관련 단체, 기관 실무자(팀장급)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등이 포함되어 있다.

대화는 자유로우면서도 진지했다. 간단한 자기소개 후 부산 영화산업의 문제에 대한 지적과 아이디어가 오가더니 롯데시네마가 진행하는 시나리오 공모전에 부산상을 신설해서 응모작이 800여 편이나 몰렸다는 소소한 소식도 전했다. 영진위의 예술영화 지원 정책에 대한 불꽃 튀는 토론까지 더해지며 회의는 1시간을 훌쩍 넘겼다.

분과회의 목적은 창조센터의 사업 홍보를 포함해 각 기관 관계자가 모여 각각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하고 서로 도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부산에 영화 관련 단체, 기관, 사무국이 많이 있지만 이처럼 팀장급 실무자가 모여 얼굴을 맞대는 것은 처음이라 더욱 의미 있다. 또 사업을 실현하는 데 전문가들이 모이다 보니 분과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곧바로 실행되기도 한다. 최근 개봉한 박준범 감독의 '디렉터스 컷'이 롯데시네마 아르떼관으로 확대 개봉(본지 지난 7월 10일 자 20면 보도)한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부산 영화계에서 각자 나름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아이디어를 나누고 의견을 내놓을 시간과 장소가 부족한 만큼 이런 자리를 통해 토론과 공감이 이뤄지기도 한다.

창조센터 양영주 담당은 "각 기관과 단체 실무자가 모여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 소소하지만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