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통신사 행렬에서 정사와 부사로 등장해 큰 인기를 끌었던 배우 이민우(오른쪽) 씨와 한태문 부산대 교수. 부산문화재단 제공

- 한태문 교수, 부사로 분장 눈길

올해 조선통신사 행렬 재연 행사의 최고 인기스타는 배우 이민우 씨였다. 정사로 분장한 이 씨를 알아본 한국과 일본 팬들이 쉴 새 없이 사인과 사진 공세를 펼쳤는데 언제나 상냥한 미소로 답했다.

36년의 연기 관록, 그중 사극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던 이 씨는 정사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려냈다는 평을 들었다. 오랜 사극 경험으로 이 씨는 혼자 의상을 입고 메이커업을 척척 해냈다. 또 세밀한 부분에서 행사를 준비한 관계자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왕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지만 실제로 이 씨가 왕의 역할을 한 것은 의외로 연산군과 고종 등 두 번뿐이었다.

이 씨는 부산문화재단 박승환 국제협력팀장과의 개인적인 인연으로 지난 5월 부산에서 열린 통신사 축제에 정사로 출연했다. 그때 쓰시마시 관계자의 요청의 받고 출연을 약속했으며 드라마와 라디오 출연 등으로 바쁜 스케줄 속에서 약속을 지켰다. 이 씨는 "짧은 시간 정사로 분장했는데 적지 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 부사로 분장한 한태문 부산대 국문학과 교수 역시 눈길을 끌었다. 한 교수는 20년 전인 1995년 국내에서 '조선통신사'를 주제로 논문을 써 처음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주인공이다. 한 교수는 그동안 조선통신사 행사나 학술대회에서 묵묵히 일하면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힘썼다. 한 교수는 부사 복장을 한 뒤 남다른 감회를 내비쳤다. 그는 "그동안 연구실에서 자료만 보고 통신사를 연구했는데 직접 부사로 분장하고 나니 기분이 다르다. 특히 통신사가 첫발을 내디뎠던 일본 쓰시마에서 부사를 맡아 더욱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