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당초부터 계획됐던 일"
부산시가 현대 미술의 세계적 거장 이우환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시립미술관 내 '이우환 공간(Space Lee Ufan)'에 대해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개관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 느닷없이 이뤄지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7일 "기존 관람료가 무료였던 이우환 공간의 유료 전환을 주요 내용으로 한 '부산시립미술관 별관 이우환 공간 운영 조례안'을 입법 예고해 최근 의견수렴을 마쳤다"며 "오는 10~23일 열리는 부산시의회 임시회에서 조례안이 통과되면 최종 검토 후 공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례안은 공포하고 한 달 후 시행되므로 다음 달 말이나 9월 초부터 이우환 공간에 들어가려면 관람료를 내게 될 전망이다.
이번 조례안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성인(20~64세)은 3000원, 청소년 군인 어린이 등에 대해선 2000원의 관람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우환 공간의 활성화와 국내외 교류 촉진을 위해 명예관장을 두고, 자문과 후원 역할을 할 운영자문위원회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이우환 공간이 개관한 지 몇 달이 지난 시점에 유료화를 추진한 데 대해 시와 미술관 측은 개관 전부터 유료 관람을 계획했다는 입장이다. 미술관 관계자는 "애초 이우환 선생의 제안으로 관람료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 선생은 미술관에 무료 입장하는 것은 기본 예의가 아니므로 상징적인 액수를 관람료로 받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 관계자는 "세계 미술계에서 거장으로 인정받는 이 선생에 대한 예우, 작가 개인 이름을 내건 미술관이 대부분 관람료를 받는 점 등을 고려해 유료화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개관 이후 유료화 추진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 미술계 인사는 "유료화를 하려면 처음부터 시행하면 되는데 왜 개관한 지 수개월이 지난 시점에 공론화 과정도 없이 추진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시와 미술관의 어설픈 행정 탓에 결과적으로 이우환 선생의 명성에 상처를 주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우환 공간(지하 1층, 지상 2층)은 지난 4월 10일 해운대구 벡스코 제2 전시관 옆에 시립미술관 별관으로 문을 열었으며, 총 23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