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재즈·로큰롤·통기타…마이너리티가 연 새 세상

전복과 반전의 순간- 강헌 지음 /돌베개 /1만5000원

  • 국제신문
  •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  |  입력 : 2015-07-03 20:07:01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음악평론가 강헌이 한국 음악사상 최고의 앨범 재킷으로 꼽은 한대수 2집 '고무신'과 재즈 전도사로 불린 루이 암스트롱, 1970년대 한국 청년문화를 폭발시킨 김민기(사진 위에서 시계방향으로).
- 팔망미인 평론가의 거침없는
- 음악계 숨겨진 이야기 가득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선택을 기다리는 책들 사이에서 강헌이라는 이름을 보는 순간.

음악평론가라는 공식 직함에 어울리게 그는 재즈에서 클래식, 국악, 대중음악까지 모르는 것이 없다. 어디 그뿐인가. 한때 문학청년이었으며 축구를 누구보다 사랑했다. 또 클럽을 직접 운영할 정도로 와인에 조예가 깊고 방송을 진행할 만큼 음식문화에도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연구소를 열었을 만큼 명리학에 심취해 있다.

특이한 것이 하나 있다. 그동안 그렇게 많은 매체에 글을 쓰고 방송에 출연했지만 정작 자신의 이름이 혼자 새겨진 책을 펴낸 적은 없다. 그래서 강헌이라는 이름이 표지에 버티고 있는 전복과 반전의 순간이란 책이 순식간에 눈에 들어왔다.

강헌이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 이후다. 국내 음악계에 혁명을 몰고 온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적, 문화적 파괴력을 분석하면서 그는 가장 영향력 있는 평론가로 떠올랐다. 워낙 인기가 좋아 당시 국내 음악 평론은 강헌, 외국 팝 음악 평론은 임진모라는 말이 돌 지경이었다.

평탄치 않은 길을 걸어온 그가 세상에 낸 첫 번째 책 역시 평범하지 않다. 음악사를 짚으면서 기존 선입견들에 대한 전복과 반전의 사유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제목만큼 아주 도발적이거나 무겁지는 않다. 강의를 바탕으로 쓴 책이기 때문에 강헌은 앞에 청중을 앉혀놓고 하나하나 설명하듯이 글을 써 내려가 읽기가 편하다. 또 전문적인 용어에 대해서는 지나칠 만큼 자세하게 해설을 달아놓아 막힘이 없다. 무엇보다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음악계의 이야기들이 풍부하게 담겨 있어 한 번 책을 들면 놓기가 쉽지 않다.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첫 장 '마이너리티의 예술 선언-재즈 그리고 로큰롤 혁명'부터 강헌은 거침없이 자신의 화법을 풀어놓는다.

"재즈는 가장 가난한 민중의 일상에서 탄생해 주류의 문화가 된 극히 보기 드문 첫 번째 예이다."

강헌이 첫 페이지에서 제시한 이 말은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젊은 시절 가명으로 재즈 평론가로 활동하면서 남긴 것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흐름을 한마디로 압축해 놓았다고 보면 된다.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고 이광수가 한국 최초 근대 장편소설을 출간했으며 박정희가 태어난 바로 1917년, 미국 남부 항구도시인 뉴올리언스에서 한 장의 음반이 발표된다. 첫 번째 재즈 음반이었다. 이때부터 불과 30여 년 만에 재즈는 세계 음악계의 주류로 자리 잡는다.

여기서 지켜볼 부분은 누가 재즈를 만들었느냐는 점이다. 처음 재즈 음반을 낸 주인공이 백인이었고 재즈 밴드 구성원 다수가 백인이었으며 백인이 만든 악기로 연주하기 때문에 재즈는 백인의 음악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에 대해 강헌은 미국의 흑인, 즉 아프리칸 아메리칸에 의해 재즈가 탄생했다고 강조한다. 재즈가 '필드 홀러'(field-holler), 직역할 경우 '들판에서의 절규'인 흑인들의 정서를 담은 음악이라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강헌은 재즈에 이어 10대들에 의해 로큰롤이 주류 문화가 되는 과정을 소개하면서 "마이너리티들의 정치적 혁명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성공하지 못하고 실패를 거듭해왔지만, 재즈와 로큰롤을 통해 문화 영역에서는 기성세대들의 지배를 깨뜨렸다"고 문화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2장에서는 무대를 1960년대 말 국내로 옮겨 청년문화를 다룬다. 극도로 피폐해진 정치적 상황에서 한대수와 김민기, 트윈폴리오, 양희은으로 대표되는 통기타 혁명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일어났는지 당사자들의 인터뷰를 담아 생생하게 보여준다.

"언제 또 책을 내지?" 책을 덮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이다.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부산교통공사부산교통공사

 많이 본 뉴스RSS

  1. 1‘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엔 쇼핑목록에 담나
  2. 2부산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3. 3부산·경상대 교수들도 미성년 자녀 논문 공저자 끼워넣기
  4. 4 반려동물과 식용동물 이분법?…생명에 어찌 다름이 있을까
  5. 5부산 국회의원 해부 <하> 선거 공약 검증
  6. 6문재인 대통령 “건설·SOC 투자 확대”
  7. 7송도 해안도로 달리는 시내버스 결국 무산
  8. 8부산 극단적 선택 1위 오명 벗었지만…
  9. 9“북항 재개발 수익으로 미군 55보급창 공원화하자”
  10. 10시계바늘 밑 터치스크린…아날로그 융합 스마트워치
  1. 1‘DJ 아들’ 김홍걸 총선 출마 시사… 목포서 ‘DJ 비서실장’ 박지원과 맞붙나
  2. 2정점식 “정동병원서는 정경심 뇌종양 진단서 발급 안 했다고…”
  3. 3법사위 국감, ‘검사 블랙리스트’ 논란 한동훈 반부패부장도 출석
  4. 4장제원, 국정감사서 “좌파 광란의 선동 정점은 대통령” 文 저격
  5. 5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도 45.5%… 조국 사퇴 이후 회복세
  6. 6금태섭, 윤석열에 ‘국회 출석’ 묻고, 한겨레 고소 지적
  7. 7군, 드론탐지레이더 부울경에 시범배치
  8. 8"언론재단 정부광고 대행 수수료 인하 혹은 폐지해야"
  9. 9최인호·김세연·윤준호, 도시재생 정부사업 선정돼
  10. 10힘 받은 황교안, “이낙연 노영민 이해찬 나가라”
  1. 1 산업의 힘, 기계부품
  2. 2평균층수 제한해 스카이라인 보장…경관·공공성 높였다
  3. 31965년 옷 다시 입은 ‘대선소주’
  4. 4시민공원 주변 재개발 아파트, 층수 낮추고 동수 10개 늘린다
  5. 5부산 고액·상습체납자 404명…1인당 평균 7억
  6. 6주가지수- 2019년 10월 17일
  7. 7드론 택배 2025년 상용화…정부 “선제적 규제 혁파”
  8. 8“연구개발 집중 투자는 창업 때부터 가장 중시, 국내외 망라 협업 강화”
  9. 9“부산항 부두 직통관 물동량 검사 비율 1.7% 수준 그쳐”
  10. 10부산 제조업 하반기 고용 절벽…업체 73%가 “안 뽑겠다”
  1. 1“설리 동향보고서 유출, 한 직원이 SNS로 퍼트려…” 처벌은?
  2. 2제28회 경남도 의용소방대 소방기술경연대회 개최
  3. 3통근 버스 졸음운전에 7명 다쳐…경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 중”
  4. 4로스쿨 10년 부산 변호사 2.4배 증가…급여 줄고 경쟁 심화
  5. 5'대도' 조세형 "아들에게 얼굴 들 수 없는 아비"…선처 호소
  6. 6'국정농단·경영비리' 롯데 신동빈 징역 2년6개월 집유 확정
  7. 7“뇌종양·뇌경색 진단서 발급한 적 없어” 정동병원, 정경심 추석 입원 병원
  8. 8조국 복직에 서울대 안팎서 '분노의 표창장' 등 패러디
  9. 9장용진 기자 “기자라면 누구나 상대 호감 사려…그런 취지로 한 말”
  10. 10개정 전 지방공무원 여비 지급 규정 두고 해석 분분
  1. 1손흥민 북한선수와 ‘유니폼 교환’ 질문에 “굳이…”
  2. 2‘포수 FA’ 관심 없던 롯데, 이번 쇼핑목록엔 담나
  3. 3류현진, 현역 투표 최고투수 후보 3인에 올라
  4. 4전쟁 같았던 평양 원정…손흥민 “안 다친 게 다행”
  5. 5베이브 루스 500홈런 방망이, 경매 최고가 경신할까
  6. 6
  7. 7
  8. 8
  9. 9
  10. 10
최원준의 그 고장 소울푸드
서산 게국지
동북아 바다…인문학으로 항해하다
일본 후쿠오카서 만나는 재일코리안의 역사
동네책방 통신 [전체보기]
책방 여시게요? 선배 창업가의 노하우 알려드려요
“소통 끊긴 골목…서점은 주민 대화친구도 되죠”
부산 웹툰 작가들의 방구석 STORY [전체보기]
소소한 일상. 박종찬
차기작... 이명근
새 책 [전체보기]
3부작(욘 포세 지음·홍재웅 옮김) 外
도공 서란(손정미 지음) 外
신간 돋보기 [전체보기]
고전 100권 읽히기, 그 효과는
데이트 폭력 경험담 그린 만화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유림의 시간 - 손종민 作
꿈이 가득한 숲속에서 - 정다솔 作
어린이책동산 [전체보기]
고구려 아이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外
코리아 널리 알린 한류 원조 ‘고려’ 外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아버지 /김서연·이사벨중 1-2
내 동생 /이서영·거학초 5-1
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전체보기]
코미디 전성시대…다양한 웃음코드에 응원을
해운대 해변 떠나는 ‘BIFF 빌리지’…관객과 더 멀어질라
조재휘의 시네필 [전체보기]
‘조커’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
영화속 과거 재현, 80년대서 90년대로 중심이동
현장 톡·톡 [전체보기]
고 홍영철 원장 타계 3주년…‘부산영화 100년사’ 재조명 필요
음악으로 하나된 청춘들…젊은 열기 식을 줄 몰랐다
BIFF 리뷰 [전체보기]
폐막작 ‘윤희에게’
‘마르게와 엄마’
BIFF 현장 [전체보기]
위장이혼 하자마자 복권에 당첨된 남자
“장애인 돌봄 활동하며 느낀 점 영화에 담아”
BIFF와 함께하는 사람들 [전체보기]
어주영 씨네핀하우스 대표
서승우 영화의전당 공연팀장
묘수풀이 - [전체보기]
묘수풀이 - 2019년 10월 18일
묘수풀이 - 2019년 10월 17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주말의 BIFF - 10월 11일·12일
오늘의 BIFF - 10월 10일
이기섭 8단의 바둑칼럼 [전체보기]
제3회 렛츠런파크배 어린이 바둑대회 유단자부
제3회 렛츠런파크배 어린이 바둑대회 유단자부
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전체보기]
此時爲然
莫之能禦也
  • 동남권 관문공항 유치기원 시민음악회
  • 골든블루배 골프대회
  • 기장캠핑페스티벌
  • 제21회부산마라톤대회
  • 사하관관사진공모전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