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서로 바라는 말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선 아내에게는 '사랑해'라는 말이 1위를 차지했고, 남편에게는 '나한테 당신이 전부예요'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아내에게 그다음을 차지하는 것으로는 '고생했어 여보'가 2위, '정말 고마워'가 3위, '당신이 최고야'가 4위, 마지막 5위는 '당신이 더 예쁜데'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설문조사는 이런 질문도 함께했다고 합니다.

"배우자가 나를 화나게 했던 말은 무엇인가?"

여러분도 한번 생각해보시지요. 생각하셨습니까? 그럼 그 순위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아내를 화나게 했던 말 1위는 '당신 집안은 왜 그 모양이야?', 2위는 '우리 집(시댁)에 좀 잘해', 3위는 '당신은 몰라도 돼', 4위는 '당신도 아줌마 됐어', 그리고 마지막 5위는 '또 아파?'였습니다.

공감이 가십니까? 그러면 이번에는 남편을 화나게 했던 말도 들어보시지요. 1위는 '옆집 남편은 안 그렇던데', 2위는 '우린 아파트 언제 사죠?' 등의 순서였다고 합니다.

물론 사랑이라는 것은 말로만 드러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사랑의 표현은 하나도 하지 않으면서 그냥 자기 생각에만 있는 말을 뱉어버린다면 어떨까요? 이는 이곳 부산을 비롯한 경상도 사람들에게 특히 적용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오죽했으면 경상도 남성이 집에 와서 사용하는 언어가 딱 세 마디 '내다' '아는' '밥도'였다고 할 지경이니 말입니다.

내가 배우자를 확실히 사랑한다고 생각은 할지라도, 그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 배우자는 '어떻게 내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지? 저 사람이 나를 정말로 사랑하는 것일까?'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실 부부가 서로에게 원하는 말을 한다는 것,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해 정말 필요한 요소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신뢰와 긍정의 사고방식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제일 좋지 않은 아내는 남편 기를 꺾는 아내입니다. 좋은 충고를 넘어 남편을 무시하거나 불신한다면 잘 발전할 수 있는 남편의 기를 꺾어버리게 됩니다. 아내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내한테는 이 세상 어떤 금은보화보다도 남편의 사랑과 남편이 자기를 인정해 주는 것 이상의 행복은 없습니다. 그럴 때는 아내는 무슨 고생이든지 감내합니다. 그래서 남편도 아내의 기를 살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부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 안에서도 상대방이 원하는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또한, 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서 지금 나 자신은 어떤 말을 쓰고 있는가 반성하게 됩니다.

부부가 서로에게 격려와 사랑의 말을 해나감으로써 더욱더 화목한 가정을 만들어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힘든 경제, 사회생활도 극복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해봅니다.

오늘은 상대방이 그토록 원하는 "나한테는 당신이 전부입니다"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해보시면 어떨까요? 비록 사용하지 않아 어색하고 생소하게 느껴진다 할지라도 시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일단 한번 사용하면 다시 말하기는 더욱 쉬워질 것입니다.

"덕이란 좋은 습관이 몸에 밴 것"이란 말처럼 자주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그 말을 사용하는 것도 몸에 배 생활 속 용어가 될 것입니다.

오륜대순교자성지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