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서 독립 '에꼴드 부산' 강조
- 조각심포지엄 부활 시민과 소통
- 능력 있는 전시감독 선임 최선

"부산비엔날레, '에꼴드 부산'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임동락(61·동아대 교수·사진) 부산비엔날레 제9대 집행위원장이 청사진을 내놨다. 임 위원장은 비엔날레는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쳐선 안 되며, 부산 미술과 부산 문화에 유·무형의 자산을 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전시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비엔날레 보이콧 운동에 직면한 (사)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정관 개정 작업을 거쳐 운영위원장을 집행위원장으로 바꿔 권한과 책임을 명확하게 규정했으며, 지난 21일 임시총회를 통해 임 위원장을 승인했다. 9대 집행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2017년 2월 28일까지이다.

임 위원장은 "그동안 부산비엔날레를 이끌어온 많은 분이 수고했으며, 그 성과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이제 부산비엔날레만의 장점을 발판 삼아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그 중심에 '에꼴드 부산' 정신을 놓았다. 미술 중심지로서 파리의 위상에 빗대어 프랑스 현대미술의 또 다른 축이었던 니스가 부산과 비슷한 환경이었음을 강조한 것이다. 부산 문화와 미술이 서울을 통하지 않고 세계와 교류하는 장으로 부산비엔날레를 염두에 뒀다.

"바다라는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바다미술제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다. 청년비엔날레는 서울보다 빠른 자생적인 국제 교류가 있었다. 조각심포지엄은 세계적인 조각가와 젊은 부산 미술인이 교류하는 기회였다. 미술인이 자기 호주머니를 털었던 이들 행사를 통합한 부산비엔날레는 출발부터 정부 주도 광주비엔날레와 색깔이 달랐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20년'이 되고 말았다."

그는 그동안 부산비엔날레는 부산 미술계나 문화계에 파급효과가 적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대행사가 없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부산 미술을 세계에 소개하는 대신 서구 작품을 들여오는 창구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초심을 어떻게 살려야 할까.

"우선 세계 유수 미술기관과 접촉해 부산 작가를 레지던시 형식으로 내보내고 국제적인 작가를 초청하는 등 국제 교류를 활성화해야 한다. 부산시나 부산문화재단과 협력할 부분이 많다. 특히 조각심포지엄을 부활해야 한다. 적은 돈 들여 세계적인 유명 작가의 작품을 부산에 세우고 이를 부산 시민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각심포지엄과 1% 미술을 잘 활용하면 부산 곳곳에 세계적인 조각품을 세울 수 있다."

그는 이와 함께 부산비엔날레 조직 내부 진단을 통해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부산비엔날레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위해선 첨단과 융복합이 어우러지면서 교육적 효과가 가미된 주제와 이를 소화할 전시감독 선임이 필요하다"며 "시민과 미술인이 기대하는 만큼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대학과의 협력에 더해 젊은 미술인과 활발하게 토론하고 그들이 이 행사를 이어받을 수 있도록 모범이 되는 선배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익대 출신인 임 위원장은 부산국제바다미술제 운영위원장과 부산국제야외조각심포지엄 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