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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백의 부산 독립영화인 이야기 <5> 30대 신예 감독 3인방

척박한 땅에서 더 빛나는 '부산 영화의 미래'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5-05-18 19:06:56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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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화계에서 30대 젊은 감독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영화의 스펙트럼도 넓어지고 있다. 왼쪽부터 김대황, 김진태, 박준범 감독.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김대황 감독

- "10억~15억 예산 영화제작 환경돼야"

# 김진태 감독

- "기술 스태프나 배우, 인력 부족 아쉬워"

# 박준범 감독

- "보다 대중적 장르…무언의 요구 느껴"

부산의 영화는 변하고 있다. 그동안 작가주의 영화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이 등장하고 이 영화들이 국내 주요 영화제 초청과 극장 개봉 등의 성과를 내고 있어 고무적이다.

S#1. 기대되는 젊은 감독 3인

김대황 감독
이번에 소개할 인물은 앞으로 주목되는 30대 젊은 감독들이다. 첫 장편영화 '운동회'의 김진태(33) 감독, 2편의 장편영화를 완성한 박준범(36·야간비행 대표) 감독,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김대황(34) 감독과 만나 '부산에서 영화하는 사람'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박준범 감독은 첫 장편 '도다리'의 연출과 배급, 개봉까지 뚝심 있게 해낸 인물이다. 이때 독립영화 진영의 많은 선후배가 자극받았고, 부산 영화계에 새로운 세대의 물결이 이는 시발점이 되었다. 최근에는 두 번째 영화 '디렉터스 컷'의 배급을 위해 직접 발로 뛰고 있고, 최근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 경쟁 부문작 장희철 감독의 '눈이라도 내렸으면'을 제작하기도 했다.

김진태 감독은 2편의 단편영화 모두 코미디 장르를 선보였는데, 웃음 코드를 영리하게 연출해 부산에서 보기 드문 스타일의 영화를 내놓았다. 특히 단편영화 '황혼의 질주'는 이탈리아 코르티소니치 국제단편영화제에서 '론지난티 특별상'을 받는 등 국내외 많은 곳에서 상을 받았다. 김 감독이 첫 장편영화 '운동회' 촬영을 마쳤는데, 현대사회의 현실을 가족을 통해 풀어낸 블랙 코미디로 새로운 경향의 영화가 등장할 것 같아 기대가 크다.

김대황 감독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작업을 병행하는데, 사회 문제에 특별히 관심이 많다. 그의 단편영화 '마트 옆 시장'은 마트에서 고기를 파는 문재인 지지자 아들과 시장에서 채소를 파는 박근혜 지지자 어머니란 설정이 재미있었다. 또 3년간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으로 일하며 지역 독립영화인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S#2. 부산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

김진태 감독
부산영상위원회(영상위)는 매년 부산 영화제작 활성화를 위해 2억2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사실상 이 사업으로 매년 순수하게 부산에서 제작되는 장편영화가 나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수일 양영철 등 기성 감독 상당수가 이 사업의 혜택을 받았고, 김진태 박준범 등 신예 감독에게 장편영화 제작의 기회도 주어졌다. 서울을 제외하고 부산에서 적지 않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도 이 영향이 크며, 다른 지역 영화인은 이런 점을 부러워한다. 그렇다면 과연 부산은 영화 작업하기 좋은 곳일까.

"저예산 영화를 찍는다면 예산적인 부분에서 영상위의 지원이 부족하지는 않다. 대신 부산의 영화 인프라 문제 즉, 기술 스태프나 배우 등 인력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는 김진태 감독의 말처럼, 아직 부산의 영화 창작 생태계는 완성되지 않았다. 부산에서 영화만 해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탓에 지역 인재들이 서울로 향하고 있으며, 이로 말미암아 전문 인력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기술 스태프의 경우 서울에서 인력을 수혈할 수밖에 없다는 박준범 감독의 말도 와 닿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부족한 사람은 영화를 기획하고 돈을 끌어올 수 있는 PD다.

박준범 감독
혹자는 부산에서 왜 예술영화만 찍느냐고 말한다. 대중과 소통하지도, 상업적이지 않은 영화가 아닌 '국제시장' 같은 보편적이고 대박 나는 영화를 찍어야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 부산에서 상업영화 시나리오가 나오더라도 처음부터 서울 투자사를 거쳐야만 제작이 가능해진다. 박준범 감독은 "부산에서 3억 원 미만 제작비로 만든 영화로 상업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다.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획과 장르영화를 만들어 내라는 무언의 조급한 시선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다른 감독들도 여기에 공감했다. "부산에서 10억~15억 원 정도의 영화가 제작될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부산독립영화협회는 부산시의 영화펀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영화펀드가 지역 영화 제작에 사용될 수 있도록 계속 건의하고 있다"는 김대황 감독의 말처럼, 중·저예산 영화가 만들어질 토양이 마련돼야 좀 더 다양하고 대중성 있는 영화가 등장하지 않을까?

S#3. 지속적인 창작을 응원한다

그럼에도 손승웅 감독의 '영도'나 서호빈 감독의 '못'처럼 상업영화 코드를 갖춘 영화들이 등장하면서 부산의 영화 스펙트럼은 더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이제까지 영상위의 지원을 받아 1~2편의 영화를 만든 감독들은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기성 감독과 신인 감독이 지속해서 창작 작업을 계속한다면 2~3년 후에는 부산에서 훨씬 다양한 영화라 만들어질 것이다. 부산의 독립영화인을 모두 소개하지 못해 아쉽지만, 그들이 더 왕성하게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창작 생태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그들은 계속해서 영화를 만들 것이다. 영화감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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