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부산 독립영화계의 스타 배우 양지웅(왼쪽)과 이정비.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 양지웅 연출·배우 다양한 영역 활동
- 지역 연극·영화인들 교류의 장 계획
- 이정비 '개똥이'로 BIFF서 주목받아
- 김진태 감독 '운동회'서 부부로 호흡
부산의 영화배우라고 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송강호, 김윤석, 조진웅, 김정태, 여기에 임시완까지! 이들은 부산 출신으로 전국구 지명도를 가진 스타다. 하지만 나에게 누가 묻는다면? 단번에 부산 독립영화계 스타 양지웅, 이정비를 떠올릴 것 같다.
S#1. 부산의 국민배우
양지웅(41)과 이정비(38)는 연극계에서 지명도가 높으며, 다양한 활동 영역을 자랑하는 배우다. 양지웅은 극단 미지씨어터의 상임 연출가로 연기와 연출을 병행하며, 이정비는 주로 개성 있는 연기로 연극 무대에 섰다. 하지만 두 배우는 부산의 수많은 독립영화에 주연, 조연 가리지 않고 출연했으니 부산의 국민배우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양지웅은 대학 시절부터 16㎜ 필름영화에 출연했고, 2000년대 후반까지 부산을 대표한 영화사 '영화제작소 몽'의 단골 배우였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영화 작업을 했기에 부산에서 필름과 디지털 작업을 두루 경험한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지난해 드라마 '응답하라1994'가 인기를 끌면서 배우 정우의 출연으로만 다시 화제가 됐던 영화 '바람'에서 정우의 공부 잘하는 형으로 출연했는데, 그 장면을 기억하는 이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이정비는 부산대 극예술연구회 출신으로 2007년부터 부산 독립영화에 출연하기 시작해 최용석, 김희진 감독 등과 작업했다. 김병준 감독의 '개똥이'로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스포트라이트도 받았다. 지난해부터 활동폭을 넓혀 경성대에서 영화(연극)연기를 가르치며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다.
S#2. 부산의 영화현장
두 배우가 부산 독립영화에 계속 출연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질문을 던졌더니 둘 다 "독립영화 작업이 재밌어서"라고 답했다. 이정비의 말을 들어보자. "부산의 독립영화는 감독과 극 중 역할에 대한 충분한 대화가 가능하고 인물에 집중할 수 있다. 반면 상업영화는 자칫 영화의 배경이나 그림으로 소모될 수도 있다." 상업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하는 것보다 독립영화에서 감독과 더 많이 소통하며 자신의 존재가 부각되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말로 이해했다.
그럼에도 경제적 보상이 턱없이 부족한 독립영화에 출연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터. 그래서 부산의 감독들과 작업하는 데 아쉬운 점을 알려달라고 했다. 이에 양지웅은 "지역 감독들이 연기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연기 디테일을 뽑아낼 때 결과만 보는 경향이 있다. 배우로 하여금 스스로 깨닫도록 소통하고 이끌어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이정비는 "근본적으로 서로 잘 모르기에 소통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 같다. 지역 배우들에 대해 더 많이 안다면 서로 원하는 것을 뽑아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답을 내놨다.
S#3. 배우는 나무와 같은 존재다
그동안 부산 영화계는 부산의 배우들을 잘 챙기지 못했다. 열악한 제작 여건 탓에 '미안하지만 한 번만 도와달라'고 부탁만 했지 대접에는 소홀했다. 또 지역에 배우가 없다고 불평만 했을 뿐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다. 양지웅은 "배우는 나무와 같다. 물을 주면 자라는 나무처럼 지역에서 배우가 성장할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영화계와 연극계의 활발한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용석 감독과 함께 부산의 영화인과 연극인의 만남을 주선할 계획인데, 이미 페이스북 '같이놀자! 부산연극쟁이 영화쟁이 놀이터'를 통해 후보군을 모으고 있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양지웅과 이정비는 김진태 감독의 첫 장편영화 '운동회'에 부부로 출연했다. 양지웅의 첫 장편 주연작이자 이정비의 색다른 연기를 볼 수 있다고 하니 하루빨리 관객과 만나길 바란다. 아울러 두 배우에게 지역 영화계를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배우 양지웅
극단 미지씨어터 상임연출. 영화 '깡철이' '바람' '영도' 등과 연극 다수 출연. 부산연극제 우수연기상,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젊은연출가전 희곡상 등 수상.
▶배우 이정비
2000년 연극 '길'로 데뷔. 중·장편영화 '껍데기' '개똥이' '연어' '타인의 멜로디' 등과 연극 다수 출연. 부산연극제 신인여자연기상,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 여자연기상 수상. 경성대 연극영화학과 외래교수.
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