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인 두려움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자신의 마음'에 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아를 들여다보고 어루만질 수 있어야 한다.

생쥐는 이 세상에서 고양이를 가장 무서워했다. 멀리서 고양이의 울음소리만 들려도 하루 종일 집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이런 자신의 나약함이 서러운 생쥐는 하느님께 "저를 고양이로 만들어 주세요"하고 열심히 기도했다. 하느님께서는 이 생쥐를 가엽게 여겨 소원을 들어주셨다.

고양이가 된 생쥐는 더는 무서울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골목에서 커다란 개를 만나는 순간 너무 무서워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개를 만나게 될까 봐 집 안에 갇혀 있게 되었다. 하느님께서는 다시 한 번 자비를 베푸셨다. 이번에는 개로 둔갑시켜 주신 것이다. 하지만 개가 된 생쥐는 이번에는 사자를 무서워했다. 하느님께서는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생쥐를 사자로 만들어 주셨다.

"탕!" 그때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사냥꾼들이 사냥개를 몰고 쫓아오는 것이 아닌가. 사자가 된 생쥐는 도망치며 생각했다. '이 세상에 가장 무서운 것은 사냥꾼이야.' 하느님께서는 다시 생쥐로 되돌려 놓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방법으로 너를 도와줘도 너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다. 네가 생쥐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 말이다."

생쥐는 고양이, 개, 사자로 있을 때도 여전히 두려움 속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즉, 생쥐로 있었을 때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어떤 것으로 변화되어도 소용이 없었다.

요즘 우리 한국의 너무나 많은 사람이 '잠재적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그 실체가 경제적인 문제이거나, 직장이나 공동체에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생기는 갈등이거나, 사회 속에서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 등과 같은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제일 큰 원인은 바로 '자신의 마음'에 있다고 생각한다.

4세기 그리스도교의 동방교부였던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자기가 자신을 상처 내는 경우를 제외하면 아무도 상처받을 수 없다(Quod qui seipsum non laedit, nemo laedere possit)." 이 말의 근저에는 자신을 비하하거나 열등의식을 가지게 하는두려움이 깔렸음을 보게 된다.

따라서 그 어떠한 외적 시련이나 고통으로부터 오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의 가장 깊은 내면에 존재하는 '자아'를 들여다보고 어루만질 수 있어야 하고 다음으로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낸 표상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예를 들면 '돈 없이는 못 살아'라는 고정관념이나 어떤 정치노선에 대한 강한 집착 혹은 '이 일만 성취하면 죽어도 한이 없어'라는 탐욕성향 같은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도 위의 우화에 나오는 생쥐처럼 가슴 깊은 속에 두려운 마음을 계속 간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현재를 이겨나갈 수 있는 힘을 줬음에도 '나는 절대로 할 수 없어'라는 부정적인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여전히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끝으로 두려움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일도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한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고 상대의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내 힘들다'를 거꾸로 하면 '다들 힘내'가 되는 것처럼 내외적으로 오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란다.

오륜대 순교자 성지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