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 1층서 오른 창밖 경관 감흥
- 2층 전시실은 작품 속 여백의 미

'예술은 시이며 비평이고 그리고 초월적인 것이다'. 부산시립미술관과 벡스코 제2 전시장(신관) 사이, 해운대신도시와 광안대교를 연결하는 고가도로 앞, 공중화장실 자리에 건립된 이우환 공간에 들어서면 눈에 보이는 글귀다. 이우환 작가가 2002년 펴낸 '여백의 예술'에 담긴 것으로 작가의 예술관을 함축하고 있다. 이우환 공간 1층은 입체, 2층은 평면 작품을 전시한다.

이 글귀를 뒤로하고 들어선 첫 번째 전시실에는 빈 캔버스 3개와 대형 유리를 깨고 자리 잡은 돌덩이가 있다. 이 작가는 "예술가의 사회에 대한 경종"이라고 설명했다. 그 옆 전시실은 작품 하나가 차지하고 있다. 철판 4개와 돌덩이 4개로 이뤄진 이 작품은 자연과 산업사회의 조응을 의도했다. 이 작가는 '참 희한하네'라고 느끼며 '이게 뭔가'하는 의문을 가지면 성공적인 감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층에서 나무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며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경관은 색다른 감흥을 준다. 2층 첫 전시실에는 이 작가의 1970년대~1990년대 평면 작품 4점이 걸려 있다. 이우환 공간에서 일반 미술관 같은 느낌을 주는 유일한 곳이다. 유리로 마감한 천장의 자연 채광이 인상적인 넓은 전시장에는 '대화' 연작 4점이 버티고 있다. 여백의 미를 강조하는 대작들이다.

이우환 공간의 마지막 전시실엔 커튼이 쳐져 있다. 이를 걷고 들어가면 텅 빈 공간에 빈 캔버스 하나 그리고 큰 돌덩이 하나가 흐릿한 조명을 받고 있다. 이 작가는 "공간과 공간 사이의 틈, 작품 자체가 아니라 그 작품에서 받는 느낌에 초점을 맞춰 공간과 작품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