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나리오 워크숍 통해 발탁한
- 강향숙 작가 데뷔작 크랭크인

영화 '이웃사람'의 김휘(47·사진) 감독이 '퇴마:무녀굴(가제)' 촬영에 들어갔다. '해운대' '심야의 FM' 각본을 맡아 시나리오 작가로 먼저 인정받은 그의 세 번째 연출작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지난해 김 감독과 부산영상위원회(이하 영상위)가 손잡았던 '영화 시나리오 기획·개발 워크숍 사업(본지 지난해 4월 17일 자 22면 보도)'에 참가한 강향숙 작가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부산의 시나리오 작가를 키우고 데뷔까지 시킨 김 감독을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세트촬영장에서 만났다.



-제목이 이채롭다. '퇴마:무녀굴(가제)'은 어떤 영화인가.

▶귀신을 보는 정신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심령 공포물이다. 신진오 작가의 공포소설 '무녀굴'이 원작으로, 제주 김녕사굴에 얽힌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김성균 유선 천호진 차예련 등이 캐스팅됐으며, 올여름 개봉하는 것을 목표로 부산과 제주 등지에서 촬영한다.

-이번에도 호러영화다.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인가?

▶호러 장르를 좋아한다. 또 부산을 거점으로 장르영화를 한다면 호러가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호러 장르는 메이저 투자사가 많은 관심을 두질 않아 신인 감독과 제작사가 뛰어들기 좋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특히 아시아)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신인 강향숙 작가가 이 영화로 데뷔했다. 어떻게 가능했나?

▶지난해 영상위와 진행한 '시나리오 워크숍'에 31명의 작가가 참가해 12주간 시나리오 이론 강의를 들었다. 그들 가운데 11명을 선발해 실전연습, 즉 시나리오 각색과 창작 작업을 진행했다. 강 작가에게 '무녀굴' 각색을 맡겼는데 가장 빨리 완성됐고 투자까지 결정돼 먼저 찍게 됐다. 40대인 강 작가는 글쓰기가 어색하지 않은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나머지(7명)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 각자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롯데 측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나리오 워크숍'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결과는 만족스럽나?

▶영화 '이웃사람' 작업 이후 부산으로 정착해 영화사를 차리고 좋은 시나리오 작가를 발굴하는 데 힘썼다. 충무로에서 배운 것이 '좋은 콘텐츠만 있으면 어디서든 영화를 찍을 수 있다'였다. 부산에도 좋은 작가가 많은데 실전을 배울 방법이 마땅치 않다 보니 돈과 시간을 들여 서울로 올라가더라. 그래서 영상위와 부산의 시나리오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을 교육해 데뷔까지 하는 사례를 만들어보자고 의견을 모았고, 성공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영상위가 무상으로 진행하는 교육이다 보니 수강생들의 목표 의식이 뚜렷하지 않았다. 시나리오 교육을 받았으면 데뷔할 수 있을 정도의 결과물을 내놔야 하지 않나. 그래서 올해는 시나리오 기획·개발을 가르치는 사설 교육을 준비하고 있으며 가능하다면 상설 프로그램으로 만들고 싶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부산에서 계속 영화를 하고 싶고, 그러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지역에서 영화를 찍으려면 좋은 이야기, 좋은 작가가 있어야 한다. 좋은 콘텐츠 발굴에 몰두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