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소시민들의 자잘한 일상 속 중국

말 한 마디 때문에 - 류전윈 지음/김태성 옮김/아시아/1만4800원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5-03-20 20:04:45
  •  |   본지 1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류전윈(오른쪽)
양바이순의 사부 라오쩡도 잎담배를 피웠고 라오잔도 잎담배를 피웠다. 둘 다 담배를 피우다가 라오잔이 먼저 라오쩡에게 주님을 믿으라고 권했다. 라오쩡이 담뱃대를 '탁탁' 두드리며 말했다.

"그와 담배를 함께 피운 정리도 없는데 내가 왜 그를 믿는단 말이오?"

라오잔이 코를 '킁킁'거리며 말을 받았다.

"그분을 믿으면 곧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될 겁니다."

라오쩡이 말했다.

"그건 나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오. 나는 일개 돼지 백정으로 쩡쟈좡에서 각 마을로 돌아다니며 돼지를 잡고 있지요." -200쪽

이 무슨 말인가. 류전윈(劉震雲)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말 한 마디 때문에의 이 대목. 중국인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인은 현실과 실질을 중시하는 민족이다. 서양인이 신을 믿는 것은 정신적인 요구에 의한 것이지만, 중국인은 이 종교가 현실 속에서 자기에게 어떤 장점을 가져다줄지를 따진다. 확연한 인식 차이다.

그래서 작가는 말한다. "문학은 한 민족과 다른 민족들 사이의 차이를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세계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류전윈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중국 최고의 사실주의 작가다. 이번 작품은 마오둔 문학상, 인민 문학상, 올해의 책 등을 수상했으며 출간 직후 100만 부가 넘게 팔려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화제작이다. 세련된 언어와 간결하고 직접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소설은 중국 근현대사의 100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크게 작가의 고향이자 작품의 지리적 배경인 허난성 옌진을 '떠나는 이야기'와 '돌아오는 이야기'로 나뉜다.

가난하고, 식구 많고, 말도 많은 농촌의 이름 없는 사람들의 자잘한 일상과 하찮은 인생역정을 담았다. 하층민과 소시민 등 소외된 자들의 역사를 기록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깔렸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 중요한 것은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보다 당장 오늘 먹을 두부 한 모를 살 수 있느냐'이다.

이 작품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뜨겁다. 마오둔 문학상 심사위원회는 "길을 가는 사람과 세상 전체, 무수한 중생의 인연 속에서 중국인들이 처한 정신적인 상황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속보] 롯데百 센텀시티점, 신세계 품으로
  2. 2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3. 3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4. 4[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5. 5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6. 6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9. 9‘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10. 10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李 대통령 지지율 2%p 오른 46%…조희대 탄핵 반대 45%
  5. 5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6. 6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등 동구 주요 당직자, 북항 돔구장 정부 공모 참여 환영
  7. 7북한 ,‘탄도미사일 10여발’ 무력시위
  8. 8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9. 9[속보] 국정원 “김주애 후계자 입지 더욱 공고화…핵미사일 실무관여 연출도”
  10. 10‘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1. 1[속보] 롯데百 센텀시티점, 신세계 품으로
  2. 2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3. 3‘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4. 4'부캉이 오기 전' 부산 2분기 인구감소지역 체류인구 5% 증가
  5. 5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6. 6국토부, 부산에서 주택 직거래 의심 거래 5건 적발
  7. 7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8. 8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9. 91000대 기업 서연고 출신 CEO 30%대 재진입…부산대 21명
  10. 10수도권 주택 공급 위해 그린벨트까지 택지로 활용… “이거 맞나?”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김해 어르신 생활 불편 해결해 드립니다
  10. 10“부캉이 등장, 바다생명 중요성 깨닫는 계기되길”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밀워키, 창단 58년 만에 WS 우승…5차전서 4-1로 탬파베이 제압
  5. 5경남 생활체육 대축전 30일 개막…3일간 31개 종목 열전
  6. 6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7. 7‘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8. 8‘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9. 9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10. 10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우리은행
시인 최원준의 음식문화 잡학사전
여수 ‘돌산 갓김치’와 갓김치 음식
한국문학관 기행
바람처럼 자유로운 김홍신 문학을 ‘건축언어’로 표현한 공간
궁리와 시도 [전체보기]
노동 운동부터 계엄까지…예술로 사회문제 비추다
비바람 견뎌낸 그의 회화…마침내 ‘고정관념 감옥’서 해방
김민우의 인서트 [전체보기]
비밀이 사라진 섬, 농담으로 건네는 회한
응원하고 함께하는 마음
문화레시피 [전체보기]
‘부산 커넥티드’…9.5 대 1 뚫은 신인 작가 10팀 한자리
‘부산 발레’ 낙동강 타고 새 물길 열다
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체보기]
실크로드 연구자이자 간첩 ‘깐수’ 外
일상 언어에서 찾은 삶의 방향 外
박현주의 책 이야기 [전체보기]
노력과 성공은 비례하는가…현대사회 씁쓸한 이면
히말라야 빙하 붕괴로 대참사…더 심각해진 기후 재난
아침의 갤러리 [전체보기]
송현화-Magic Airs
지나-마음
이 한편의 시조 [전체보기]
곰 두 마리 /황인숙
시간이 지나고 보니 /설상수
주말 영화 박스오피스 [전체보기]
‘치이카와’ 3주째 정상…관객 200만 돌파 올해 열 번째 영화
누적 180만 넘긴 ‘극장판 치이카와’ 2주 연속 정상…예매율도 1위
오늘의 운세- [전체보기]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9일 (음 9월 19일)
오늘의 운세- 2026년 10월 28일 (음 9월 18일)
오늘의 BIFF [전체보기]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4일
오늘의 BIFF- 2026년 10월 13일
조해훈의 고전 속 이 문장 [전체보기]
이여가 가을 보름달을 바라보며 읊은 시
지리산 연곡사를 찾아 시 읊은 매천 황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