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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전윈(오른쪽) |
양바이순의 사부 라오쩡도 잎담배를 피웠고 라오잔도 잎담배를 피웠다. 둘 다 담배를 피우다가 라오잔이 먼저 라오쩡에게 주님을 믿으라고 권했다. 라오쩡이 담뱃대를 '탁탁' 두드리며 말했다.
"그와 담배를 함께 피운 정리도 없는데 내가 왜 그를 믿는단 말이오?"
라오잔이 코를 '킁킁'거리며 말을 받았다.
"그분을 믿으면 곧 자신이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지 알게 될 겁니다."
라오쩡이 말했다.
"그건 나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들이오. 나는 일개 돼지 백정으로 쩡쟈좡에서 각 마을로 돌아다니며 돼지를 잡고 있지요." -200쪽
이 무슨 말인가. 류전윈(劉震雲)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말 한 마디 때문에의 이 대목. 중국인의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인은 현실과 실질을 중시하는 민족이다. 서양인이 신을 믿는 것은 정신적인 요구에 의한 것이지만, 중국인은 이 종교가 현실 속에서 자기에게 어떤 장점을 가져다줄지를 따진다. 확연한 인식 차이다.
그래서 작가는 말한다. "문학은 한 민족과 다른 민족들 사이의 차이를 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세계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류전윈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중국 최고의 사실주의 작가다. 이번 작품은 마오둔 문학상, 인민 문학상, 올해의 책 등을 수상했으며 출간 직후 100만 부가 넘게 팔려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화제작이다. 세련된 언어와 간결하고 직접적인 구성이 돋보인다.
소설은 중국 근현대사의 100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크게 작가의 고향이자 작품의 지리적 배경인 허난성 옌진을 '떠나는 이야기'와 '돌아오는 이야기'로 나뉜다.
가난하고, 식구 많고, 말도 많은 농촌의 이름 없는 사람들의 자잘한 일상과 하찮은 인생역정을 담았다. 하층민과 소시민 등 소외된 자들의 역사를 기록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깔렸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에 중요한 것은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보다 당장 오늘 먹을 두부 한 모를 살 수 있느냐'이다.
이 작품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뜨겁다. 마오둔 문학상 심사위원회는 "길을 가는 사람과 세상 전체, 무수한 중생의 인연 속에서 중국인들이 처한 정신적인 상황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과 설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