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해도화(法海道化). '불법(佛法)이 무한하고, 부처님 깨달음의 세계(佛道)가 온 천지에 퍼진다'는 뜻이다.
'법(法)'의 삼수변을 지나치게 작게 한 것과 반대로 '去'자는 크게 도드라져 있다. 글자의 조형적 변화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면서 작품 전체적으로는 조화를 이끌어내는 추사만의 독특한 공간 배치 능력을 잘 보여준다. 엉클어진 듯 각이 지고, 비틀어진 듯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며 안정감이 있다. 이러한 탁월한 조형성은 '海' '道' '化'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필획을 보면 파책(필획의 삐침과 파임)이 극도로 생략돼 있다. 이 작품에는 추사 김정희(金正喜·1786~1856)의 수많은 별호 가운데 흔하지 않은 '삼연노우(三硏老迂)'가 씌어 있다. 이 작품은 추사가 제주도 유배에서 풀려난 60대에 쓴 현판으로 보인다.
어릴 적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은 추사였지만,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추사체는 그의 말년에 완성됐다. 50대 중반인 1840년부터 8년간 제주도 유배 시기를 보낸 뒤였다. 추사는 유배 중 고예체를 바탕으로 전서와 팔분예서(八分隸書)를 융합해 추사체를 완성했다. 중국 고대 상형문자부터 전한과 후한, 당·송·원·명·청에 이르기까지 수천 년간 이어온 중국 서체를 모두 섭렵한 뒤 만들어냈다.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창조'하는 것은 바로 추사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이러한 추사도 30대에는 스승인 청나라 금석학과 고증학 대가 옹방강(翁方綱·1733~1818)의 영향을 받아 중후한 맛의 서체를 구사했다. 50대에 들어오면서 그는 당나라 서예가 구양순(歐陽詢·557~641) 등 중국 서법을 익힌 뒤 날카로운 필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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