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여전도(坤輿全圖·사진)는 세계지도다. 원래 예수회 선교사 페르비스트(1623~1688)가 1674년 중국 베이징에서 제작한 목판본 지도로, 동반구와 서반구를 나눠 그린 양반구형 세계지도다. 곤여(坤輿)는 '큰 땅'(大地)을 가리키는데, 점차 의미가 확대돼 지구를 뜻하게 됐다.
부산박물관이 소장한 곤여전도는 1674년 페르비스트의 베이징판을 원본으로 해서 조선에서 제작됐다. 비단에 채색해 필사한 병풍 지도로, 제작 시기는 18세기로 추정된다. 세로 168.7㎝, 가로 388.2㎝. 부산시 지정 유형문화재 제114호다.
1674년 간행된 곤여전도는 이후 1856년 중국 광둥에서 중간(重刊)됐고, 1860년에는 1856년 광둥본을 원본으로 해서 조선에서 다시 간행됐다. 이 지도들의 목판본은 현재 많은 수가 전해지고 있지만, 1674년 간행본을 필사한 곤여전도는 부산박물관 소장본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1721년 조선이 왕위 계승 책봉을 받기 위한 책봉주청사를 청나라에 보낼 때 사행일지를 기록하던 유척기(1691~1767)가 베이징에서 페르비스트의 곤여전도를 구해왔다. 페르비스트의 곤여전도는 8폭 병풍의 대형 지도여서 중국에서 이를 들여오기가 만만치 않았다. 파손의 문제도 우려됐다. 이러한 원본 수입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고 예술적 가치도 높이기 위해 비단 위에 채색해 옮겨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박물관 소장본(곤여전도)은 크게 14개의 지리에 관한 글(주기)과 세계지도로 구성돼 있다. 14개의 주기에는 각각 소제목과 세부 내용이 씌어 있다. 지명 외에도 각 대륙과 국가의 자연자원, 사람, 관습에 대한 정보를 담은 짧은 글들이 해당 지역 근처에 적혀 있다. 남극대륙 안에는 코뿔소, 낙타, 도롱뇽, 악어 등이 자세하게 그려졌고, 바다 곳곳에는 고래와 해마, 인어(人魚)와 함께 항해 선박들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