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지붕 아래 고통·상처 원인 진단
- 행복한 가정 꾸리는 해결책 제시

가족은 세상의 울타리이자, 든든한 버팀목이다. 세상에 치이고 짓밟혀 일어날 수 없을 때 손을 내밀고 붙잡아주는 이가 가족이다. 동시에 가족은 가장 아픈 존재다. 가족에게 받은 상처는 평생의 트라우마로 남을 만큼 깊다.

현대인 중에 마음의 병 하나 없는 이가 누가 있겠느냐마는, 가족에게 받은 상처와 고통을 호소하는 이가 늘고 있다. 가장의 무게에 짓눌린 남편, 남편과 아이 사이에서 외톨이가 된 아내, 부모의 기대와 관심에 주눅이 든 자녀…. 같은 지붕 아래 얼굴을 맞대고 사는 가족들이 각각의 이유로 서로를 불편해하고, 외면하고, 스스로 고립되는 이가 점차 늘어나는 것이다.

가족심리학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저자(한세대 상담대학원 가족상담학과 교수)가 두 번째 가족심리치유서 가족의 발견을 펴냈다. 수많은 가족의 상처를 어루만졌던 전작('가족의 두 얼굴')에 이어 펴낸 책에서 저자는 '왜 우리는 가족에게 상처받고 힘들어할까' '가족으로부터 받은 상처는 우리에게 어떤 고통을 줄까' '그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던진다.

저자를 찾아온 사람들은 한결같이 정상이다. 아니, 오히려 사회적으로 성공했거나 누가 봐도 호감이 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극단적인 선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남편과 이혼하려는 아내, 성실한 가장 역할을 해왔으나 그 모습이 답답하다고 책망하는 가족에게 분노하는 아버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조종하려는 부모가 싫어 자살을 기도한 자매 등의 모습은 상담실을 찾지 않았을 뿐 우리의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가족끼리 왜 이럴까. 이에 대해 저자는 한 가정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각자 숨겨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해서라고 진단한다. 아버지에게 학대당한 아들이 다시 아버지가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의 고통을 해소하고자 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하거나 아예 관계 맺기를 거부한다. 자신이 겪은 억울함과 부당함, 분노를 다시 가족에게 투사하고, 결국 가족의 고통이 대물림되는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공감과 소통이다. '아 그래?'란 짧은 호응, '그 입장 이해해'라는 배려의 한마디가 가족의 고통을 감싸 안고 치유할 수 있는 힘이 된다. 가족은 우리에게 아픔과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마지막 안식처이자 피난처는 가족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와 포옹으로 감싸 안은 가족의 품에서 자신도 행복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