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학기행집을 펴낸 능지스님.

- 中 주요 인물·장소 등 소재
- 직접 현지 돌며 자료 수집
- 자작시 40여 편과 함께 엮어

부산 서구 천룡사 주지이자 시인인 능지스님(이병석)이 최근 문학기행집 '비단길에 흐드러진 얘기꽃-중화누리 가로질러'를 내놨다. 이 책은 능지스님이 2009년 중국 천안에서 북경, 서안, 돈황, 양관 등지를 돌아보며 수집한 이야기와 자료를 바탕으로 집필한 것이다. 총 6부로 구성돼 있으며 진시황제 인마용총, 만리장성 등 진시황제를 비롯해 서시, 왕소군, 초선 등 중국 사대미인, 유교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역사서가 아닌 까닭에 역사 이야기는 시대 순이 아닌 소재 또는 필요에 따라 나열했다. 중간중간에 주요 인물이나 장소, 이야기에 관련해 직접 쓴 시 40여 편도 함께 수록돼 있다.

"중국은 예부터 대국이라 불렸고 13억 명에 달하는 인구나 세계 3위의 국토 등 분야마다 규모가 엄청나고 다양합니다. 이런 문화와 정신이 담긴 옛이야기를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배우고 깨달아야 할 것이 많다고 봅니다." 능지스님의 말이다.

과거를 살아간 사람들이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아가는 우리가 보편타당성에서는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스님은 그 예로 1부에 나와 있는 진시황제 이야기를 꼽았다. "진시황은 천하 통일의 위업을 달성하고 전에 없던 '황제'라는 칭호를 썼지만 가장 큰 불안과 두려움을 안은 인물이었습니다. 또 인생과 권력의 유한함을 '불로장생'이라는 신기루로 극복해보려다가 결국, 허망하게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누구보다 높다고 하는 황제도 중생에 불과해 허황된 욕심에 빠지게 되면 범부보다 낫다 하기 어렵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느끼게 되는 '도대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 역시 역사 이야기를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님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삼독(三毒)'에 빠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이 가장 경계하고 삼가야 할 것이 삼독, 즉 탐욕심, 성내는 마음, 그리고 어리석은 마음입니다. 열심히 노력하되 탐욕심은 버려야 합니다. 성내야 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참는 마음을 앞세워 분별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또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행하는 것은 위험한 밤길에서 스스로 밝음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번 저서를 통해 궁극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삼독심을 떨쳐내고 자신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삼독을 다스리면 불행이 없어지고 행복의 길이 열릴 것입니다."

능지스님은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추천 등단했으며 한국승려시인회 창립회장, 부산불교문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시집으로는 '저승돌' '달의 꿈길' '고구려 옛 하늘을 날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