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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MBC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이 MBC미디어센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 긴 무명시절에 배운 겸손으로
- 시청자·게스트 배려하는 진행
- 10년간 변함없는 0순위 후보
지난달 29일 밤. MBC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로 '유재석'의 이름이 불릴 때 많은 시청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속으로 박수를 쳐줬을 것이다.
'국민 MC' 유재석. 그는 MBC '무한도전', KBS2 '해피투게더3' '나는 남자다',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등으로 지상파 3사에서 고른 활약을 펼쳤고, 지난달 27일 가장 먼저 열린 KBS 연예대상에서는 무려 9년 만에 대상을, 같은 달 29일 방송 최초로 시청자가 직접 뽑은 MBC 연예대상에서는 총 67만7183건의 문자 투표 중 무려 44만2485건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달 30일 SBS 연예대상에서도 시청자가 뽑은 최고 인기상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해마다 대상 후보 0순위였던 그는 2005년 KBS 연예대상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11번의 연예대상에서 상을 받는 등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진기록을 세웠다.
■ 길었던 무명시절에서 배운 겸손
대상 수상자 호명과 함께 많은 동료 연예인이 유재석을 둘러싸며 진심의 축하 꽃다발 세례를 벌였으며, 그는 무대에 올라 가장 먼저 시청자와 참석자들에게 깍듯하게 인사했다. 어느 자리에서나 자신을 낮추며 겸손의 모습을 보여준 유재석의 모습은 대상 수상의 자리에서도 변치 않았다.
유재석은 1991년 제1회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해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내다 1990년대 후반 인기를 끌었던 KBS '서세원쇼'의 토크박스 코너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자신의 에피소드를 주제에 맞게 이야기하던 토크쇼에서 MC의 자질이 빛났던 것이다. 데뷔 이후 거의 10년간 겪은 힘든 무명 시절의 기억은 이후 MBC '동거동락', KBS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 '해피투게더', SBS '진실게임' 'X맨' 등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이후 국민 예능 '무한도전'으로 단순히 웃음을 주는 개그맨 출신의 MC가 아닌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MC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유재석이 '국민MC'라는 수식어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길었던 무명시절의 기억을 잊지 않고 항상 낮은 자세로 방송에 임하기 때문이다. 그의 진행 스타일에 대해 '자신을 낮추고 게스트를 높이는 진행'이라고 말하는데, 겸손은 그를 대표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 배려 돋보이는 진행 능력
그의 진행 스타일의 특징 중 또 한 가지는 함께하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점이다. 영화배우의 경우 예능 프로그램이 낯설어 계면쩍어하는데, "유재석 씨는 자리를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준다"고 입을 모은다. 함께 '해피투게더3'를 진행하는 박미선은 KBS 연예대상에서 "그의 진가를 어디서 느끼는가 하면 긴장하는 사람들을 일일이 배려하면서 재밌는 부분들을 끄집어내 준다"고 지지연설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유재석은 상대방의 심리를 이해하고, 게스트들의 방송 분량을 생각해 적절히 분배하는 배려의 진행을 한다. 물론 어느 상황에 부딪혀도 당황하지 않는 순발력과 웃음을 끄집어내는 통찰력, 게스트의 프로필과 최근 인터뷰를 암기하는 노력이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 동료를 생각하는 진정성
유재석은 동료들, 특히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MC이기도 하다. 그는 MBC 연예대상 수상 소감 중 "지금 솔직히 마음이 아프다. 예능의 뿌리는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오늘은 후배와 동료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했다. 부디 내년엔 이 방식을 재고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방송사에 부탁했다. 지난해 4월 종영한 MBC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에 빠지다'를 두고 한 이야기다. 후배 개그맨들을 사랑하는 유재석의 마음은 동료들의 수상소감에 그의 이름이 자주 오르는 것에서 알 수 있으며, 수많은 일화는 그를 개그계의 '파도미'(파면 팔수록 미담만 나오는 남자)라 불리게 한다. 유재석의 말은 선배로서 의례적으로 하는 인사치레가 아닌 진정성을 느끼게 한다.
유재석은 후배들에게 '오래 남는 자가 이기는 자'라고 말하곤 한다. 이 말은 그 자신에게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오래도록 '국민 MC' 유재석의 모습을 보고 싶은 건 모든 시청자의 마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