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미용실에 가면 자신의 머리 모양이 아름답게 변한다는 것을 알고 1~2시간을 충분히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의 눈으로 본 미용실은 신기한 반면 동시에 처음 겪는 일에 대해 두려움이 앞서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용실에 처음 간 아이들이 울음을 터뜨리거나 겁에 질려 소리치는 모습을 보는 것은 흔하다.

주인공 소년은 엄마와 함께 미용실로 향한다. 물론 소년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한다. 익숙하지 않은 미용실에 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한 걸음 한 걸음 잘 떨어지지 않는 걸음으로 엄마의 뒤를 따르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미용실. 현관문을 여는 순간 이상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희한하게 생긴 것을 머리에 뒤집어쓴 사람들은 외계인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게다가 수많은 거울과 반짝이는 조명은 마치 우주선에 탄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소년은 엄마와 함께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사람들의 머리 모양이 어떻게 바뀌는지 유심히 관찰한다. 커다란 가위가 달린 기계는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자르고 문어 다리처럼 생긴 기계는 머리카락을 꼬불꼬불 말고 있다. 돼지 미용사가 비눗방울 샴푸를 불자 보글보글 거품을 만드는 기계가 머리를 감겨준다. 곧이어 폭포처럼 물이 쏟아지는 기계는 머리를 헹구고 바람개비처럼 생긴 기계에서는 바람이 나와 머리카락을 뽀송뽀송 말려준다. 토끼 미용사와 새 미용사가 마지막으로 머리에 장식을 한다. 손님들의 머리는 어느새 구름머리, 별밤머리, 바다 위 돛단배 머리, 새 둥지 머리 등으로 변신한다. 

드디어 주인공의 차례. 코끼리 미용사가 코로 소년의 머리에 시원한 물을 칙칙 뿌린다. 소년이 거울을 보자 거울 속에는 우주가 펼쳐져 있다. 소년은 눈을 감고 이내 거울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소년은 우주 속에서 마음껏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둥실둥실 떠다니고 머리에 어떤 장식을 할지 그려본다. 생일케이크, 곰돌이 인형, 강이지 등을 상상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어느덧 불안한 마음이 사라진 소년은 눈을 떠보니 자신은 머리에 귀여운 뿔 장식을 한 도깨비로 변해 있다. 엄마는 소년에게 멋있다고 말해주고 소년은 즐겁고 상쾌한 기분으로 미용실을 나선다. 

우주 미용실은 어린이들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한 이야기를 마치 우주선에 탄 듯한 기분이 드는 것처럼 비유해 새롭게 그려냈다. 우리의 작은 일상을 놓치지 않는 섬세함과 이를 풀어내는 뛰어난 상상력이 돋보인다. 특히 손님들의 머리 모양이 구름, 배, 새 등으로 변한 모습을 담은 일러스트는 작가의 이색적인 상상력과 재기발랄함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이 책과 함께 색다른 미용실 여행을 한다면 미용실은 더는 두렵고 무서운 곳이 아니다. 오히려 신기하고 재미있는 우주선으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이 마음껏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상상하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는 과정을 즐겁게 느끼게 되면서 창의력을 배가해 준다. 오늘 우리 동네에 있는 '우주 미용실'을 찾아 떠나보자고 부모를 조를지도 모른다.